경제
`코로나 보릿고개`에 3월부터 임원 급여 확 줄이는 기업들
입력 2020-03-18 11:06  | 수정 2020-03-18 14:05
오규식 LF 대표

코로나19 사태 속 비상경영체제로 전환한 기업의 임원들이 급여 반납에 속속 나서고 있다. 경영진으로서 솔선수범해 '코로나 보릿고개'를 넘겨보자는 취지에서다.
18일 유통·패션업계에 따르면 LF 임원들은 이달 26일 지급되는 급여에서 30%를 반납하기로 했다. 급여를 자진해서 줄이기로 한 이들은 상무보 이상 임원으로 총 30명이다.
오규식(사진) LF 대표는 지난 16일 본인 명의로 직원들에게 이메일을 발송해 이같은 소식을 알렸다. LF가 경영위기를 이유로 임원의 급여를 반납한 것은 지난 2006년 LG상사로부터 분할된 후 처음이다.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은 항공업계에서도 임원진들의 급여 반납이 이어지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은 이번 달부터 사장부터 급여 전액(100%)을 반납하며, 임원은 50%, 조직장은 30%를 각각 삭감한다. 노선이 잇따라 축소되거나 중단돼 생존의 위협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 마련한 자구책의 일환이다. 아시아나 항공 측은 "경영진부터 생즉사 사즉생의 각오로 자구책 실천에 앞장서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에어서울 역시 대표를 비롯해 임원, 부서장 모두 3월 급여 100%를 반납한다. 에어부산의 경우 대표를 비롯한 모든 임원이 급여의 20~30%를 줄여서 받는다.
현재 내·외국인 관광객의 발길이 뚝 끊겨 개점 휴업상태인 호텔들도 예외가 아니다.
이미 롯데호텔 임원들은 지난달 말 급여를 10% 반납하기로 결정했다. 코로나19로 야기된 고통분담 차원이다. 호텔롯데 임원은 58명(지난해 9월 기준)으로 연간 인건비는 102억8000만원에 이른다.
한화호텔앤드리조트 이달부터 3개월간 임원들은 기본급의 20%, 총지배인과 팀장 등의 리더는 직책수당을 반납하기로 했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보통 서울지역 호텔의 평균 객실 점유율은 70~80%대를 기록했다. 하지만 코로나19 발생 후 10% 이하로 곤두박질친 상황.
유통업계 관계자는 "기업의 임원들이 먼저 나서 급여를 삭감하는 것은 그만큼 경영상의 위기감을 표출하는 것"이라며 "코로나19 사태가 길어질수록 실적 부진을 어떻게든 해결해야 하는 기업으로서는 인력 구조조정이 불가피해 보인다"고 말했다.
[디지털뉴스국 방영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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