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부산 제조기업 코로나 피해 외환위기보다 더 심각
입력 2020-03-18 11:00 

부산 제조기업 10개 중 9곳이 코로나19로 인한 피해가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수준에 버금가거나 더 심각하다고 느끼는 것으로 조사됐다.
부산상공회의소는 부산 지역 주요 제조기업 310곳을 대상으로 코로나19 영향 및 애로사항을 조사한 결과를 18일 발표했다. 코로나19의 영향을 과거의 경제 위기 상황과 비교한 결과 메르스나 사스, 금융위기보다는 훨씬 심각하고 외환위기와 비교해서는 버금가거나 그 이상이라는 응답이 많았다. 조사 기업의 60.5%는 현 상황을 외환위기 수준과 '유사하다'고 했으며 29.8%는 '오히려 피해가 더 심각하다'고 응답했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대상 기업의 59.0%가 코로나19로 인한 피해를 호소했다. 이 중 절반은 1분기 매출 감소로 직접적인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매출 감소를 우려한 기업 중 67.3%는 1분기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0∼30%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15.4%는 매출 감소율이 30% 이상으로 경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지역 제조 기업들이 현재 겪는 가장 큰 애로도 매출 감소로 조사됐다. 코로나19로 인한 애로사항을 물은 결과 내수위축에 따른 매출 감소가 30.7%로 가장 많았다. 최근 방역 마스크 품귀 현상에 따라 기업들도 마스크 수급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방역물품 부족으로 인한 애로가 17.2%로 뒤를 이었다. 그 외에 중국산 원부자재 조달 어려움(15.8%), 수출 감소(11.8%), 입국 금지에 따른 비즈니스 차질(7.3%), 자금 경색(7.3%), 물류통관 문제(6.8%), 중국 내 공장 운영 중단(3.1%) 등을 애로로 꼽았다.

코로나19 사태로 지역 제조업의 고용과 투자도 당초 계획보다 축소될 것으로 보인다. 조사 기업 37.0%가 올해 고용계획을 줄이겠다고 답했으며, 37.4%는 투자 계획을 축소하겠다고 밝혔다.
코로나19의 피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전체 응답 기업의 43%가 금융과 세제 분야의 직접 지원을 꼽았다. 다음으로 각종 기업 조사 유예(18.1%), 해외 비즈니스에 필요한 외교적 노력(16.7%), 내수·관광 회복을 위한 인센티브(14.0%), 규제 개혁(6.3%) 등이 필요하다고 응답했다.
이갑준 부산상의 상근부회장은 "이번 조사는 제조 기업만을 대상으로 했는데 코로나 피해가 큰 소비 산업까지 포함하면 체감경기는 이보다 훨씬 더 나쁠 것"이라며 "코로나를 극복하고 조기에 경기를 활성화하기 과감한 금융과 세제지원 등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부산 = 박동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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