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코로나 대공황` 공포에…필리핀, 금융시장마저 폐쇄
입력 2020-03-17 11:45  | 수정 2020-03-17 15:03
필리핀에서 코로나 확산 방지를 이유로 군 관계자들이 야간 통행 관리에 나선 모습./출처=블룸버그

중국발 코로나바이러스19(COVID-19) 공포가 글로벌 증시 대폭락 사태를 불러오자 필리핀 정부가 오늘부로 금융 시장을 무기한 폐쇄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증권 거래를 비롯해 채권·외환 거래가 당국 추후 공지가 있을 때까지 전면 중단된다.
17일 필리핀증권거래소와 필리핀은행가협회는 공동 성명을 내고 "추가 공지가 있을 때까지 거래를 전부 중단한다"고 밝혔다. 한국 코스피와 일본 니케이225 등 아시아 증시가 끝모를 추락을 이어가는 가운데 16일 유럽에 이어 미국이 사상 최악의 폭락 사태를 보이자, 이에 따른 공포감이 작용한 결정으로 풀이된다. 중국발 코로나로 인해 한 국가의 금융 시장이 폐쇄된 건 필리핀 사례가 전세계를 통틀어 처음이라고 블룸버그 통신이 전했다.
매니 크루즈 파파증권 투자전략가는 블룸버그 인터뷰에서 "증시가 재개장했을 때, 그 때도 글로벌 시장이 하락장이라면 필리핀 증시는 더 빠르게 하락세를 걸을 것"이라고 우려를 표했다. 필리핀 다우존스 지수는 최근 6개월간 32% 추락하는 등 아시아 국가 중에서도 하락세가 가파르다.
최근 한국을 비롯한 글로벌 증시는 코로나 공포와 불안이 커지면서 폭락세가 멈추지 않는 탓에 피로감에 빠진 상태다. 각 국이 금융시장 문을 걸어 잠근 것은 필리핀이 아예 처음은 아니다. 2001년 9·11 테러 직후 미국 증시는 일주일 간 문을 닫았다. 홍콩은 1987년 '블랙 먼데이' 폭락장 이후 일시적으로 거래를 중단했다. 유럽에서는 그리스가 유로존 금융위기가 한창이던 2015년 4~5주 간 주식 시장을 폐쇄한 바 있다.
한편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은 16일 부로 중국발 코로나 확산을 막기 위해 봉쇄지역을 기존 수도 마닐라에서 수도권 루손섬 전역으로 확대했다. 루손섬은 필리핀 7000여곳 섬 중 경제 비중이 가장 큰 섬으로 인구 절반 이상인 5700만명이 거주한다. 필리핀 보건부에 따르면 16일 기준 확진자는 총 142명이다. 후안 미겔 주비리 상원의원도 확진 판정을 받았다.
[김인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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