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엎친데 덮친 보험사 `초비상`
입력 2020-03-16 17:49 
코로나19로 인해 대면 영업이 위축된 보험업계가 초저금리라는 또 다른 변수와 맞닥뜨리며 비상이 걸렸다. 한 생명보험업계 고위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잽'을 맞았다면 급격한 금리 인하로 '어퍼컷'을 당하는 것"이라고 우려했다. 16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생명보험사들이 지난해 11월까지 대면 영업으로 받은 초회보험료 수입은 5조3669억원으로 전체의 97.97%에 달했다. 손해보험사도 국내 10개 회사 대면 모집 의존도가 89.2%다. 내용이 복잡한 보험상품 특성상 상담·설득 과정을 거쳐 계약을 체결하기 때문에 대면 영업 비중이 클 수밖에 없다.
하지만 코로나19로 '대면 포비아(공포증)'가 확산되면서 대면 영업이 사실상 중단됐다. 생보업계 관계자는 "2월 초까지만 해도 코로나19 공포가 전국을 휩쓸기 전이라 지난달 영업 실적은 나쁘지 않은 상황이지만 3월이 지나고 나면 각 보험사가 타격을 입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손보사 관계자는 "현장에서는 3월에 최대 30%까지 계약 실적이 줄어들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고 밝혔다. 설계사들이 그동안 쌓아 놓은 인적 관계를 활용해 비대면으로 실적을 유지할 수 있겠지만 사태가 장기화하고 새로운 고객 발굴에 제동이 걸리면 상황은 더욱 악화할 수밖에 없다.
미국이 기준금리를 0.0~0.25%로 1.0%포인트나 내리고 한국은행도 금리를 인하하면서 보험산업 수익 구조는 더욱 나빠질 것으로 예상된다. 보험사들은 안정적인 자산운용을 위해 국공채 위주 채권에 투자를 해왔는데, 기준금리 인하로 채권 투자에서 수익을 내기가 더욱 어려워졌다. 특히 코로나19로 인해 실물경제까지 위축된다면 해외 부동산 등 대체투자 시장에서 돌파구를 찾을 수 있을지도 불투명하다. 보험사 포트폴리오는 크게 보험 판매를 통한 이익과 자산운용(투자) 수익으로 나뉜다. 보험 영업 이익은 이미 하향세로 줄어들고 있지만 그나마 투자 수익은 매년 증가하는 추세였다. 국내 손해보험 10개사는 지난해(11월 기준) 보험 영업 부문에서 5조3122억원이나 손해를 봤지만 투자 부문에서는 이익 7조8303억원을 냈다.
[김강래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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