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집값 뜨자…수원 아파트 10여곳 리모델링 붐
입력 2020-03-16 17:32  | 수정 2020-03-16 20:32
올 들어 집값이 급등하면서 리모델링사업 추진이 우후준숙으로 늘어나고 있는 수원시 영통 구 일대 아파트 전경. [이승환 기자]
올해 들어 불과 두 달 만에 아파트값이 평균 10% 넘게 급등한 경기도 수원에서 최근 리모델링을 추진하려는 단지들이 우후죽순으로 늘어나고 있다. 리모델링은 통상 사업성이 떨어지지만 교통 여건 개선 등으로 인해 입지 매력이 부각되면서 비용을 부담해서라도 리모델링을 해보자는 수요가 많아지고 있는 것이다. 리모델링을 통해 사실상 새 아파트로 탈바꿈하게 되면 주택 가치가 훨씬 더 높아질 것이란 기대심리도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16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수원시 영통구 삼성·태영아파트 리모델링추진위원회가 지난달 15일 출범했다. 영통구에서는 이곳 이외에 주공4단지, 주공5단지, 신성·신안·쌍용·진흥아파트, 두산·우성·한신아파트, 벽산·풍림아파트 등 단지에서도 1월 하순부터 인터넷 부동산 카페와 모바일 대화방 등을 통해 리모델링 사업 추진 논의가 잇달아 시작됐다.
앞서 수원시 권선구에서는 1월 말 삼천리2차아파트 리모델링 추진위원회가 출범했다. 매탄권선역 인근 권선현대, 신안풍림 등 아파트 단지에서도 리모델링 추진 논의가 가시화하고 있다. 수원에서 현재 리모델링 추진에 나선 단지가 10여 곳에 달하고, 이 가운데 일부는 이미 정비업체들을 불러 사업 추진을 위한 구체적인 일정을 조율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 단지들은 준공한 지 20~25년가량 지난 아파트로 대부분 현재 용적률이 200% 이상으로 높아 재건축이 쉽지 않다. 다만 최근 교통 호재 등으로 집값이 들썩이자 재건축 대안으로 리모델링 사업이 탄력을 받는 것으로 파악된다. 수원 내 동부와 서부인 광교~호매실을 잇는 신분당선 연장 사업이 1월 중순 예비타당성조사를 통과한 것이 수원 일대 집값에 최대 호재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영통구 삼성아파트의 전용면적 84㎡형(기준)이 지난달 5억원에 거래되면서 1년 전(평균 3억6900만원)에 비해 35%나 뛰었다. 현지 사정에 밝은 한 업계 관계자는 "영통지구는 성남시 분당 등 1기 신도시와 비슷하게 이미 용적률이 높아 재건축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며 "수원 쪽 집값이 최근에 갑자기 많이 오르면서 리모델링을 추진하려는 단지가 늘어났다"고 말했다.
경기 성남시 분당구을이 지역구인 김병욱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조만간 '리모델링 특별법' 발의를 예고하면서 리모델링 사업 추진이 더욱 힘을 받는 모양새다. 김 의원실 관계자는 "그동안 리모델링이 주택법에 근거해 이뤄져 왔는데 안전진단 등 절차가 명확히 정립되지 않아 사업 진행에 어려움을 겪는 단지들이 상당수 있었다"면서 "특별법 제정을 통해 일관성 있는 절차가 마련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시세 상승 분위기에 편승해 아파트값을 더 올리려는 생각으로 리모델링 사업 추진 논의가 실현 가능성과는 관계없이 우후죽순으로 나오는 것이란 시각도 있다. 정부가 아직 내력벽 철거 허용 여부를 결정하지 않았고, 지방자치단체들도 안전 문제 등을 이유로 수직증축 인허가를 잘 안 내주는 상황인 만큼 사업성 측면에서 리모델링을 실제 추진하기는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고종완 한국자산관리연구원장은 "수원·용인·성남 지역은 교통 호재가 커서 상승세가 지속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재원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