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경찰 "배송 중 숨진 쿠팡맨, 사인은 '허혈성 심장질환'"
입력 2020-03-16 17:20  | 수정 2020-03-23 18:05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택배 물량이 급증한 가운데 배송업무 도중 숨진 채 발견된 온라인 쇼핑몰 '쿠팡' 소속 배송 노동자의 사인은 심장질환인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오늘(16일) 경기 안산단원경찰서는 45살 김 모 씨의 시신을 부검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밝혔습니다.

경찰 관계자는 "관상동맥의 4분의 3 정도가 막혀 있던 것으로 관찰되고 이에 따라 사인은 허혈성 심장질환으로 나왔다"고 말했습니다.

허혈성 심장질환은 관상동맥, 즉 심장에 혈액을 공급하는 혈관이 좁아지거나 막히면서 생기는 질병으로 과로로 인한 스트레스도 여러 발병 원인 가운데 하나로 꼽힙니다.


김 씨는 앞선 지난 12일 안산의 한 빌라 건물에서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당시 새벽 근무 중이던 김 씨의 배송이 더는 이뤄지지 않고 멈춘 상태로 장시간 회사 관리시스템에 나타나자 근처에 있던 동료가 회사의 지시에 따라 김 씨의 마지막 배송지로 찾아갔고, 빌라 4층과 5층 사이에서 쓰러져 있는 그를 발견했습니다.

해당 빌라는 승강기가 설치돼 있지 않았고, 발견 당시 김 씨는 심정지 상태였던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지난달 중순 쿠팡에 입사한 김 씨는 최근 현장 업무에 투입돼 2주가량 배송 업무를 수행하고 있었습니다.

근무시간은 오후 10시부터 다음날 오전 8시까지이고 1시간의 휴식 시간을 사용할 수 있었습니다.


김 씨의 사망에 대해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공항항만운송본부 측은 "주변 동료들의 증언에 따르면 김 씨는 배송을 위해 1시간 동안 20가구를 들러야 했다"며 "이는 신입 직원이 수행하기에는 버거운 물량"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반면 쿠팡 측은 "해당 '쿠팡맨'(쿠팡의 배송인력)은 입사 이후 트레이닝을 받는 중이어서 일반 쿠팡맨의 50% 정도 물량을 소화했다"며 "쿠팡은 코로나19 이후 늘어난 물량은 '쿠팡 플렉스'(일반인이 배송 일을 신청해 자신의 차량으로 배달하는 아르바이트)를 3배 정도 증원해 해결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경찰은 부검 등을 통해 김 씨 사망에 범죄 혐의점이 없다고 판단, 조만간 사건을 마무리할 방침입니다.

쿠팡 관계자는 "쿠팡은 유족의 뜻을 최대한 존중하고 지원하는데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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