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NYT "트럼프가 말한 '구글 코로나19 진료' 사이트 어디?"
입력 2020-03-16 16:01  | 수정 2020-03-23 16:05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미국이 비상에 걸린 와중에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과장 발언'으로 또 도마 위에 올랐습니다.

지난 현지시간 13일 트럼프 대통령은 "구글이 코로나19의 전국 단위 진료를 지원하는 웹사이트를 개발하고 있다"고 밝혔지만, 구글이 곧바로 '팩트 체크'에 나서면서 대통령 발언의 진위를 두고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어제(15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구글의 자매회사인 베릴리(Verily)는 오늘(16일) 캘리포니아주(州) 베이에어리어의 2개 카운티 주민들에게 코로나19 진료소 관련 정보를 제공하는 파일럿 사이트를 출시합니다.

순다르 피차이 알파벳·구글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베릴리의 공식 블로그를 통해 "베릴리는 이 프로그램 개발 초기 단계에 있으며, 점차 다른 지역으로 서비스를 확장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이는 앞서 나온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과 많이 다르다고 블룸버그는 지적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3일 백악관 앞 기자회견에서 구글이 전국의 진료소 관련 정보를 제공하는 웹사이트를 개발 중이며 "아주 빨리 마무리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구글이 1천700명의 엔지니어를 여기에 투입하고 있다"며 "상당한 진전을 이루었다"고 덧붙였습니다.

하지만 전국적인 서비스를 제공하는 홈페이지가 곧 출시될 것이라는 말과 달리, 실제로 나온 홈페이지는 겨우 2곳의 카운트만을 대상으로 하며 '개발 초기 단계'에 불과한 것입니다.

프로젝트 주관 대상도 대통령이 언급한 구글이 아니라, 구글 모회사 알파벳의 생명과학 사업 부문인 베릴리였습니다.

해당 기자회견 이후 구글에 관련 문의가 이어지자, 구글 당국자들은 성명을 통해 해당 프로젝트를 주도하는 건 구글이 아니라 베릴리라고 명시했다고 뉴욕타임스(NYT)는 전했습니다.

뿐만 아니라 베릴리는 직원 수도 1천 명에 불과하며, 트럼프 대통령이 언급한 1천700명은 필요하면 해당 프로젝트에 참여할 의향이 있다고 말한 구글 직원 수일 뿐이라고 NYT는 지적했습니다.

정부 당국자들도 트럼프 대통령의 말을 뒷받침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날 스티븐 므누신 미 재무장관은 ABC방송의 '디스위크'에 출연해 해당 홈페이지의 구체적 출시 날짜를 질문받자 "사실 나도 잘 모른다"고 답했습니다.

마이크 펜스 부통령은 다음 주 초에 전 국민에게 코로나19 검사에 도움을 주는 웹사이트가 출시될 것이라고 이날 밝혔지만, 이 사이트가 베릴리가 개발 중인 사이트와 같은 것인지는 명확하지 않다고 블룸버그는 지적했습니다. 구글 측은 펜스 부통령의 발언에 대한 입장을 밝히지 않았습니다.


NYT는 이런 상황에 대해 최근 트럼프 대통령의 사위인 재러드 쿠슈너 백악관 선임고문 측 당국자들이 베릴리 최고경영자와 웹사이트에 관해 대화를 나누긴 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아이디어만 듣고는 곧바로 대화 내용을 과장했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대통령이 코로나19에 대한 정부의 대응을 부풀려 말하거나 아예 사실과 다른 발언을 한 또 하나의 사례"라고 비판했습니다.

이어 "현장에서 드러난 사실은 상황 진전에 관한 트럼프 대통령의 장밋빛 평가와 배치된다"고 지적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간 코로나19 사태와 관련해 수차례 사실과 다르거나 상황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는 발언을 해 비판받아왔습니다.

코로나19 검사 역량이 부족한 상황에서 그는 "누구나 원한다면 검사를 받을 수 있다"고 말했으며, 보건 전문가들이 백신 개발까지 최소 1년은 남았다고 밝혔지만 그는 "우리는 백신과 매우 가까워졌다"고 자신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한 지난 6일에는 한국의 드라이브 스루 검사와 관련해 한국은 환자가 많고 미국은 그렇지 않다면서 "지금 우리도 할 수 있지만 우리가 하는 것처럼 효과적이지 않다"고 비판적 입장을 보였으나, 이후 미국에서 확진자가 속출하자 일주일 만에 드라이브 스루 방식의 검사를 실시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