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프란치스코 교황, 3주 만에 외부 일정…성당서 코로나19 종식 기도
입력 2020-03-16 08:20  | 수정 2020-03-23 09:05

감기 증세로 바티칸에 머물러온 프란치스코 교황이 약 3주 만에 처음으로 외부 일정을 소화했습니다.

교황은 현지시간으로 어제(15일) 예수 그리스도의 구유가 있는 곳으로 잘 알려진 로마 시내 산타 마리아 마조레 성당과 산타 마르첼로 알 코로소 성당을 잇달아 방문했습니다.

교황청에 따르면 교황은 성당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종식과 바이러스에 감염된 환자 및 그 가족, 의료진 등을 위해 기도했습니다.

산타 마르첼로 알 코로소 성당에는 1522년 페스트가 로마를 강타했을 당시 신자들이 기도를 올린 십자가가 그대로 보관돼 있다고 합니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교황은 약 2㎞인 두 성당 사이를 연결하는 로마 최대 번화가 가운데 하나인 '비아 코로소'를 직접 걸어서 이동했습니다.


각종 명품점과 음식점 등이 밀집해 있어 평소에는 수많은 관광객으로 붐비는 곳인데, 이날은 이탈리아 정부의 이동제한령 및 식당·커피숍 같은 비필수 영업장 폐쇄 여파로 인적을 찾기 어려웠습니다.

교황이 외부에 직접 모습을 드러낸 것은 지난달 26일 이후 처음입니다.

교황은 지난달 26일 수요 일반 알현과 사순설 '재의 수요일 예식'을 주례한 뒤 발열과 인후통, 오한 등의 감기 증세가 나타나 이후 모든 외부 일정을 취소한 바 있습니다.

당시 코로나19와 연결 짓는 시각도 있었으나 단순 감기와 이에 따른 컨디션 저하에 무게가 실렸습니다. 이탈리아의 한 언론은 교황이 코로나19 검사를 받았으며, 음성 판정이 나왔다고 보도하기도 했습니다.

교황은 또 코로나19 확산 우려로 지난 8일부터 주일 삼종기도와 수요 일반 알현을 성베드로광장 대신 인터넷 중계 방식으로 진행해왔습니다.


교황청은 올해 내달 5∼11일 성주간의 모든 전례와 12일 부활절 미사 역시 신자 참석 없이 거행한다고 이날 발표했습니다.

교황청은 규모를 최대한 축소해 성베드로대성당 등의 실내에서 여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모든 행사는 인터넷으로 중계됩니다.

성주간은 예수 그리스도의 수난을 기념하는 주간으로, 사순 시기 마지막 주일인 수난 성지 주일부터 성토요일까지입니다.

예수 그리스도의 예루살렘 입성과 최후의 만찬, 수난과 죽음을 기억하고 묵상하기 위한 것으로 전 세계 13억 가톨릭 신자들에겐 성탄절만큼 중요한 절기입니다.


성주간과 부활절 미사를 신자 없이 진행하는 것은 근래 처음 있는 일이라고 합니다.

교황은 성탄절과 마찬가지로 부활절에 전 세계에 전파하는 공식 메시지 '우르비 에트 오르비'(Urbi et Orbi·로마와 온 세계에라는 뜻)를 발표합니다.

[MBN 온라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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