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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①] `방법` 연상호 작가 “열린 결말 NO, 모든 것 확실하게 맺음”
입력 2020-03-16 07:01 
영화 '부산행'을 집필한 연상호 작가는 드라마 데뷔작 '방법'으로 오컬트 장르물의 새 역사를 썼다고 호평 받았다. 사진제공ㅣtvN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신영은 기자]
tvN 월화드라마 ‘방법(극본 연상호, 연출 김용완)이 종영을 2회 앞두고 있다. ‘방법은 한자이름, 사진, 소지품으로 죽음에 이르게 하는 저주의 능력을 가지고 있는 10대 소녀와 정의감 넘치는 사회부 기자가 IT 대기업 뒤에 숨어 있는 거대한 악과 맞서 싸우는 이야기.
한국 드라마 최초로 사람을 저주로 살해하는 ‘방법을 소재로 전면에 내세우며 오컬트 스릴러와 새로운 역사를 썼다고 호평을 받고 있다.
‘방법의 흥행 중심에는 바로 극본을 맡은 연상호 작가(42)가 있었다. 영화 ‘부산행을 통해 연출력과 필력을 선보였던 연상호 감독은 최초로 드라마 작가에 도전했고, 탄탄한 대본, 틈없는 설정, 소재에 대한 깊은 지식과 이해가 대본에 녹아들어 매회 시청자들의 감탄을 자아냈다.
연상호 작가는 매일경제 스타투데이와의 서면 인터뷰에서 잘 모르는 분야다 보니 여러가지 어려움도 있었지만 그보다는 신선하고 재미있게 작업했고 내가 새로운 영역에 대한 도전을 좋아한다는 것을 확실히 느꼈다. 새로운 무언가를 작업할 때 확실히 에너지가 샘솟고 극본을 쓰는 내내 즐거웠다”고 드라마 데뷔작을 무사히 마무리한 소감을 밝혔다.

‘드라마 작업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은 몇 년 전부터 갖고 있었다”는 연상호 작가는 극본 작업을 다하고 연출자인 김용완 감독을 만나서 극본에 대해 이야기했는데 김 감독이 이 극본에 대해 나보다도 더 많은 이해를 갖고 있어서 안심했다. 그리고 프리 프로덕션 단계에서 이미 12부까지 다 쓰여진 대본으로 김용완 감독과 이야기할 수 있어서 더 좋았다"고 말했다.
이어 연상호 작가는 "그 과정에서 김 감독이 필요한 신이나 장면들을 추가하면서 작업했다. 또 자신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장면들은 김 감독이 추가로 아이디어를 주는 등 그런 점에서 협업이 재미있었다. 그 동안 제가 쓴 시나리오를 제가 연출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사실 완성된 편집본을 볼 때 ‘신선함 같은 것은 없었는데 다른 사람이 연출하니 편집본을 받아볼 때마다 ‘두근거림 같은 것이 있었다"고 협업에 만족감을 드러내며 "제가 쓴 늬앙스나 장면들이 새롭게 연출된 후 보는 것도 신선했다. 결과적으로 시청자들에게 보여진 ‘방법이라는 드라마는 최종적으로는 김용완 감독의 작품이라고 생각한다”고 김용완 연출에게 공을 돌렸다.
‘방법은 ‘방법(謗法)이라는 정말 특별한 소재로 만들어진 작품이다. 특별한 소재를 바탕으로 드라마를 집필하게 된 계기가 무엇일까.
연상호 작가는 어렸을 때 할머니와 같이 살아서인지 나에게는 ‘방법이라는 단어가 생소한 단어는 아니었다. 정확히 기억은 나지 않지만 어렸을 때 전래동화 같은 내용에서 물건을 훔쳐간 아이를 겁주어 자백하게 하려고 ‘방법을 하려고 한다는 이야기를 들은 기억도 있다. 또한 어렸을 때 봤던 사극에서도 ‘방법이라는 단어가 심심치 않게 나왔던 기억이 있어서 자연스럽게 ‘방법에 대해 알고 있었다"고 얘기를 꺼냈다.
그러면서 "기억에 남는 건 어렸을 때 들었던 이야기에서 ‘손발이 오그라진다라는 단어가 흥미로웠다. ‘손발이 오그라지는 건 어떤 걸까? 상상이 잘 되지 않아서 그 단어에 흥미를 가졌던 것 같다. 이후 여러가지 소재를 생각할 때 ‘방법이라는 소재가 가장 흥미를 끌었다. 오히려 드라마를 쓰려고 인터넷에 검색해보니 그 의미가 잘 나오지 않아 의아했다. 아무튼 드라마를 쓰면서 무속과 오컬트 그리고 추리형식과 히어로를 섞은 좀 독특한 장르의 드라마를 쓰고 싶었는데 마침 ‘방법이라는 단어가 떠올랐다. 아이템을 생각할 때 이렇게 ‘제목과 하고 싶은 이야기가 맞춤이다란 느낌이 들 때가 있다. ‘방법이 나에게는 그랬다”고 설명했다.
연상호 작가는 종영을 2회 앞둔 '방법'의 결말에 대해 "열린 결말은 절대 아니다"라고 귀띔했다. 사진제공ㅣtvN
‘방법은 특별한 소재를 다루고 있는 만큼 자료 조사도 쉽지 않았다고. 연 작가는 의외로 한국 무속에 대한 자료가 없어서 처음에 좀 당황했다. 인터넷에 검색하면 나올 줄 알았는데 ‘방법이라는 단어를 쳐도 나오는 정보가 거의 없어서 고민을 많이 했다. 사실 국회도서관에서 무속, 민속학에 관한 논문들이 몇 개 있어서 그것들을 출력해와서 읽었다. 한달 정도 그런 논문들을 읽으면서 보냈다. 그 논문들을 읽으면서 재미있는 것이 많이 나와서 극본에도 많이 반영했다. 예를 들면 ‘아미동에 일본인 공동묘지가 있어서 일본 귀신이 토착화됐다라는 대목도 논문에서 읽은 내용이다”라고 소개했다.
연상호 작가는 ‘방법을 통해서 시청자들에게 어떤 ‘이야기를 전달하고 싶었던 걸까.
그는 작품을 만들 때 ‘그 작품이 동시대와 호흡하는 작품이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늘 한다. 그래서 지금 현재 시점에 내가 느끼는 사회의 모습을 작품에 잘 녹이는 것이 대중적인 작품을 만드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현재 시대는 불특정한 인물을 혐오하면서 자신의 정체성을 확립하는 혐오사회라는 느낌을 많이 받았고, 이에 ‘혐오사회를 배경으로 작품을 만들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아직 드라마가 끝나지 않았지만 드라마가 모두 끝나고 각각의 캐릭터를 곱씹어보면서 그들이 살고 있는 사회에 대해 생각해볼 기회가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방법은 종영을 단 2회 남기고 있다. 임진희(엄지원 분), 백소진(정지소 분)의 저주의 사투와 함께 진종현(성동일 분)이 ‘저주의 숲을 통해 포레스트로 악신의 몸을 옮긴 후 저주의 숲에 태그된 모든 사람들을 방법할 것이라는 섬뜩한 계략이 밝혀져 충격적 공포를 선사했다. 임진희와 백소진이 진종현에 맞선 최후의 격전이 펼쳐질 ‘방법 최종장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연상호 작가는 ‘방법의 결말에 대해 일종의 여지는 남기지만 열린 결말은 절대 아니다. ‘방법에서 다뤘던 모든 것들은 확실한 맺음을 한다고 생각한다. 그 과정에서 임진희와 백소진의 선택과 임진희와 백소진의 관계 같은 것을 봐주시면 좋을 것 같다”고 마지막까지 시청자들의 기대를 당부했다. (인터뷰②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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