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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①] `찬실이는 복도 많지` 김영민 "장국영 역할이라 너무 좋았죠"
입력 2020-03-14 08:01 
김영민이 `찬실이는 복도 많지`를 통해 고 장국영으로 돌아왔다. 사진|강영국 기자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양소영 기자]
배우 김영민(49)이 스크린에 돌아왔다. 이번에는 홍콩 배우 고(故) 장국영이라고 우기는 장국영 역이다.
김영민은 영화 ‘찬실이는 복도 많지(감독 김초희)에서 찬실(강말금 분)이가 힘들 때마다 나타나 영화에 대한 마음을 끄집어내는, 장국영이라 우기는 남자를 연기했다. ‘찬실이는 복도 많지는 인생 최대의 위기, 극복은 셀프 행복은 덤 씩씩하고 ‘복 많은 찬실이의 현생 극복기를 담았다.
김영민은 영화 ‘아비정전의 장국영처럼 흰 러닝셔츠와 트렁크 팬츠 차림으로 등장한다. 실제로 촬영을 앞두고 ‘아비정전을 보며 역할에 몰입했단다.
그는 MBC ‘라디오스타에서 홍콩 배우 닮았다는 이야기가 나왔는데, 김초희 감독이 그걸 보고 연락을 주셨더라. 시나리오가 너무 재미있어서 함께 하게 됐다. 장국영 같을 수는 없겠지만, ‘아비정전을 참고했다. 장국영이 맘보춤 추는 장면의 움직이나 표정을 보면서, 찬실이를 만났을 때 움직임을 생각했다. 장국영이 출연한 ‘해피투게더 ‘동사서독을 보면서 도움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장국영 역할이라니 너무 재밌었어요. 재작년 11월쯤, 추워질 시기에 찍었어요. 러닝셔츠에 트렁크 팬츠 차림이라 너무 추웠죠. 윤여정 선생님은 처음 보고는 춥겠다고 하더라고요. 그래도 스태프들이 많이 배려해줘서 춥지 않게 찍었어요. 처음에 입고 등장하니까 다들 웃음이 터지더라고요. 웃음 참으면서 열심히 했죠. 장국영 같다는 말을 들으면서 기꺼이 즐겁게 찍었어요.(웃음)”
김영민이 고 장국영의 `아비정전`을 보며 도움을 얻었다고 밝혔다. 사진|`찬실이는 복도 많지` 스틸

김영민은 장국영의 모습을 화면 안에 잘 살리기 위해 노력하면서도, 찬실이와 관계성에 집중했다.
그는 멋있는 척하면서도 엉뚱한, 그러면서도 찬실이에게 영향은 주지만 답은 가르쳐 주지 않으면서 찔끔찔끔 건드는 역할이라는 생각으로 한 장면씩 풀어나갔다”며 거의 러닝셔츠랑 팬티랑 상징적으로 입고 나타나지만, 아코디언 신에서는 옷을 갈아입고 나왔다.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그 신이 감정적 변화를 이야기하는 장면인데, 그 신마저 그렇게 입고 나왔다면 몰입하기 힘들었을 것”이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또한 김영민은 ‘찬실이는 복도 많지 촬영장이 즐거웠다고 했다. 그는 감독님이 자기 색깔을 가진 분이다. 대사도 재미있는 게 많았다. 온 우주에서 응원할 거라는 대사도 그렇고. 어떻게 보면 감독님의 아픔이 녹아있는 작품인데 즐겁게 풀더라. 배우들에게도 귀엽게 밝게 해달라고 했는데, 또 집중할 때는 집중해서 즐겁게 분위기를 만들어줬다”며 고마운 마음을 드러냈다.
작가들이 글을 쓰면 새끼를 낳는다고 하잖아요. 그런 느낌이었죠. 소중하게 끝까지, 영화 퀄리티를 높이기 위해 노력하셨어요. 목숨을 걸었구나 싶기도 했고요. 어느 날은 살살하세요라고 말씀 드리기도 했는데, 마지막까지 놓지 않으더라고요. 덕분에 더 밀도감이 생겼고, 지난해 부산영화제서도 관객들이 좋아해 주셔서 보람을 느꼈죠.”
김영민에게 찬실이의 장국영처럼, 위안이 된 존재들은 바로 대학로 선배들이었다. 사진|강영국 기자

‘찬실이는 복도 많지에서 장국영은 찬실에게 위안을 주는 존재다. 김영민에게도 그런 존재들이 있었다. 바로 대학로 선배들이다.
오랜 시간 연극계 스타로 활약한 김영민은 박근형 김광보 최용훈 등 연출자들을 언급하며 10년 위의 형들이 정말 많이 도움을 줬다. 자기 색깔을 집요하게 팠던 선배들을 보면서 배웠다. 시나리오를 받았을 때 연출적인 방법도 고려하고, 내 역할만 보는 게 아니라 작품 전체를 봐야 한다는 걸 연극 선배들을 통해 알았다. 스스로 질문을 던지고, 쉽게 가지 않을 수 있게 채찍질 해줬다”고 이야기했다.
‘찬실이는 복도 많지는 우리 주변에 있는, 내 안에 있는 이야기일 수도 있어요. 극중 장국영처럼 어떤 사람 혹은 어떤 것일 수도 있고요. 김초희 감독님의 힘은 소박하고 유쾌하게 이야기를 풀어나가며 위로를 준다는 거예요. 누구나 선택의 순간, 혹은 어느 미래에도 힘들 수 있어요. 어떤 시대에 내놓아도 유쾌한 위로를 줄 수 있는 영화라 생각해요. 관객들에게 힘이 됐으면 좋겠습니다.”(인터뷰②에 계속)
skyb1842@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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