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코스피, 장기 ROE 훼손 가능성…"바닥은 아직, 최악에는 1100선까지"
입력 2020-03-13 11:06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글로벌 금융시장을 흔들면서 국내 코스피의 바닥에 끝이 안보인다. 증권가에서는 과거 금융위기 보다 위급 상황이라고 진단하며 증시의 추가 하락을 우려했다. 최악의 경우 1100선까지 밀릴 수 있다는 판단이다.
이효석 SK증권 연구원은 13일 "향후 시장 기대치 이하의 정책이 제시돼 글로벌 금융위기로 이어진다면 일반적으로 주가는 마이너스 50% 수준까지 급락할 것"이라며 "이 경우 올해 코스피 최고점(2267)을 고려하면 주가 하락 시 약 1100 수준까지 떨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미 전세계 곳곳에서 유동성이 많이 풀린 상황에서 향후 금융위기를 극복할 뚜렷한 정책이 제시되지 않으면 2008년 금융위기보다 더 충격을 받을 수도 있다는 얘기다.
이 연구원은 이어 "코로나19가 시장에 주는 영향은 공급망에 대한 우려에서 총 수요에 대한 우려로 확산하고 있다"며 "국제유가가 급락하면서 기대 인플레이션이 큰 폭으로 떨어진 데다 기대했던 정책에 대한 실망감으로 신용 리스크가 확대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앞서 전일 주요 아시아 지수는 일본(4.4%↓), 대만(4.3%↓), 국내 코스피I(3.9%↓), 중국 상해증시(1.5%↓) 순으로 크게 하락했다. 외국인은 유가증권 시장에서만 8956억 원 순매도를 기록했다. 연초 이후 9조원 가까이 물량을 쏟아내고 있다.
이에 따른 조정으로 국내 지수는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은 5년 평균(10.1배)을 5.0% 밑도는 9.6배로 수준으로 떨어졌다. 이는 금융위기 당시 최저(0.84배)이나 지난해 8월 역사적 저점(0.82배) 보다도 낮은 수치다.
김중원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현재 코로나19 상황은 2015년 메르스 당시보다 훨씬 심각한 상황으로 기존 전망치에서 15% 이상 하향조정할 필요가 있다"며 "연내까지 장기화 될 경우 상장기업의 발표 실적이 전망치 대비 15% 이상 떨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전일 시장의 조정은 코스피의 장기 자기자본이익률(ROE)가 과거 평균 8.0%에서 6.0%까지 하락할 수 있다는 우려를 반영한 것으로 해석했다.
김 연구원은 이에 따라 "적정 주가순자산비율(PBR)은 0.75배까지 하락할 수 있다"며 "이를 감안하면 적정 수준은 1747포인트로 당분간 코로나19 우려가 해소되기 전까지는 1700에서 1950포인트선에서 등락할 가능성이 높다"고 제시했다.
한편, 이날 뉴욕증시가 9% 넘게 급락 마감하는 등의 여파로 국내 증시에서 서킷브레이커(Circuit Breakers)와 사이드카(Side Car)가 연이어 발동하고 있다. 코스피는 전일에 이어 6% 이상 하락함에 따라 이틀 연속 사이드카 조치가 내려졌고, 코스닥 시장에서는 장중 8%이상 급락해 4년 만에 서킷브레이커 발동 후 2014년 이후 5년 만에 500선이 깨졌다.
[디지털뉴스국 김규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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