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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 코로나19 공포 및 美·유럽 대응정책 실망에 장중 1700선 붕괴
입력 2020-03-13 09:23  | 수정 2020-03-13 09:25
13일 서울 을지로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외환딜러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이날 코스피는 유럽과 미국 증시가 10% 안팎 무너지는 등 글로벌 증시의 `대폭락 장세`가 이어지며 장중 1,700선이 붕괴됐다. [사진출처 = 연합뉴스]

코스피가 폭락하며 1700선마저 붕괴됐다. 코로나19 확산 사태에 대한 공포가 심화되는 가운데 이에 대응하기 위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유럽중앙은행(ECB)이 내놓은 정책이 실망스럽자 사흘째 폭락세가 이어졌다.
13일 오전 9시 2분 현재 코스피는 전일 대비 141.09포인트(7.69%) 하락한 1693.24에 거래되고 있다.
코스피는 지난 11~12일 장대음봉을 그린 뒤 이날도 전일 대비 6%대로 폭락한 1722.68으로 출발한 뒤 하락폭을 키우고 있다. 이에 이날 오전 9시 7분 코스피의 매도 사이트카가 발동됐다. 사이드카가 발동되면 5분동안 프로그램 매매의 매도 주문이 일시 정지된다.
이에 앞서 오전 9시 4분 코스닥에서는 모든 거래를 일시 정지시키는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됐다. 코스닥은 전일 대비 47.27포인트(8.39%) 하락한 516.22를 기록하고 있다.
전일 오전 10시부터 시작된 트럼프 대통령의 기자회견으로 이미 한 차례 충격을 받았지만, 간밤에 ECB가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통화정책을 발표하자 공포감이 더 커진 것으로 보인다.
간밤에 뉴욕증시도 트럼프 대통령이 기자회견에서 영국과 아일랜드를 제외한 유럽에서의 미국 입국을 금지한 데 대한 우려와 적극적인 대책이 나오지 않은 데 대한 실망으로 다우지수가 9.99% 폭락했다. 지난 1987년 10월 19일 하루만에 지수가 22% 폭락한 블랙먼데이 이후 최대 하락폭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일 서명에서 영국과 아일랜드를 제외한 유럽 국가에서의 미국 입국을 30일간 금지한다고 발표했다. 회견 당시에는 무역도 금지 대상이라고 잘못 발언한 뒤 트위터를 통해 입국금지조치 대상은 사람 뿐이라고 정정했다. 이번 조치가 양 지역 경제에 미치는 충격파가 막대할 것이란 공포가 급부상했다.
특히 유럽연합(EU)이 미국 조치에 강한 불만을 표했다. 아에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코로나19 확산 상황에 따라 입국 금지 기간이 늘어날 수도 줄어들 수도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경제적인 지원책도 일부 내놨지만, 시장은 실망했다. 그는 중소기업청에 코로나19 영향을 받은 기업에 저금리 대출을 제공하도록 지시했으며, 이를 위한 기금을 추가로 500억달러 증액하는 안도 의회에 요청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또 코로나19로 영향 받은 일부 개인과 사업체가 이자나 벌금 없이 납세를 연기할 수 있도록 해 2000억 달러의 유동성을 제공하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ECB의 조치도 기대에 못 미쳤다. ECB는 기준 금리인 레피(Refi) 금리를 0.0%, 예금 금리를 마이너스(-) 0.5%로 동결했다.
서상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오늘 미 증시는 트럼프 대통령의 기자회견에 대한 실망감, 특히 현재 상황에 대한 인식이 너무 안일해 적극적인 대응이 부재할 것이라는 공포감으로 패닉에 빠졌다"며 "여기에 코로나19 확진자가 유럽에서 급증하고 미국 또한 확진자 수가 1323명을 기록하는 등 관련 우려가 지속되고 있다는 점도 공포 심리를 더욱 자극했다"고 말했다.
이날 코스피에서 주요 업종은 모조리 폭락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은행, 기계, 의료정밀 등이 9% 넘는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투자주체 별로는 기관과 외국인이 각각 800억워어치와 517억원어치 주식을 팔고 있다. 개인만 1284억원어치 주식을 사는 중이다. 프로그램 매매는 603억원 매수 우위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 중에서는 NAVER, 현대차, 현대모비스, SK텔레콤, POSCO, SK하이닉스 등이 7% 넘는 하락세를 기록하고 있다.
이날 코스피에서는 8개 종목이 오르고 890개 종목이 내리고 있다.
[디지털뉴스국 한경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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