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썩 물렀거라, ‘악몽’[한현정의 직구리뷰]
입력 2020-03-12 07:55  | 수정 2020-03-12 08:34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한현정 기자]
그마나 피할 수 있고, 깰 수 있어 다행이다. ‘코로나19 사태로 극장가가 침체된 가운데 오랜 만에 만나는 신상 스릴러에 혹시나 기대를 품었지만 홀딱 깨부순다. 오지호의 웃픈 고군분투, 영화 ‘악몽이다.
영화는 하루아침에 딸을 잃은 영화감독 ‘연우(오지호)가 꿈과 현실 사이에서 미스터리한 사건들을 마주하면서 광기에 빠지는 과정을 그린 미스터리 스릴러다. 오지호를 필두로 차지헌, 지성원, 한정수, 신린아 등 그간 자주 만날 수 없던 낯선 조합들이 시선을 끈다.
다만 그것이 신선함 아닌 함량 미달로 아쉬움을 더한다. 헐거운 전개와 비호감 캐릭터들. 오글거리는 미장센과 진부한 스토리에 배우들의 연기력마저 흡입력이 떨어지니 기댈 구간이란 없다. 뚜렷한 미덕을 찾기가 힘들다.
그나마 100분간 홀로 고군분투 한 오지호는 스릴러 장르이긴 하지만 복합적인 여러 감정을 느끼게 해드리고 싶다. 영화가 끝난 뒤에도 끊임없이 ‘뭐지? ‘왜 라는 감정을 느끼셨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지만, 이와는 전혀 다른 의미의 ‘뭐지? ‘왜?라는 분노 섞인 아쉬움만 짙게 남는다.
미스터리의 알맹이가 벗겨질수록 긴장감은 떨어지고 실망감은 치솟는다. 앞선 물음에 대한 답은 끝내 찾지 못한다. 결말은 그야말로 몰입감이 전혀 없는 어설픔 그 자체다. 스릴러물의 긴장감이나 쫄깃한 오락적 쾌감을 누릴 수 없는, 장르적 강점을 일부러 숨긴 건지가 가장 미스터리한 난감한 작품이다.
앞서 제38회 ‘브뤼셀 판타스틱 영화제 경쟁 부문에 초청된 바 있는 ‘악몽은 오늘(12일) 개봉한다. 러닝타임 100분. 청소년관람불가.

kiki2022@mk.co.kr[ⓒ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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