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발 코로나바이러스19(COVID-19·코로나19)가 유럽에 급속히 확산되는 가운데, 스페인 극우정당 소속 하원 의원이 감염돼 의회가 임시 폐쇄되는 일이 일어났다. 10일(현지시간) 스페인 의회는 최소 한 주간 의회를 잠정 폐쇄하고 오는 12일에 추가 연장 논의에 들어가기로 결정했다. 하비에르 오르테가 하원 의원 겸 복스(vox)당 사무총장이 코로나 양성반응을 보였다고 이날 의회에 통보한 데 따른 대응이다.
10일(현지시간) 스페인 의회는 이번 주 의회를 잠정 폐쇄하고 오는 12일에 추가 연장 논의에 들어가기로 결정했다. 하비에르 오르테가 하원 의원 겸 복스(vox)당 사무총장(사진)이 코로나 19 확진 판정을 받은 데 따른 조치다. [출처 = 스페인 의회]
메리트셀 바테트 의회 의장은 이날 "추가 감염으로 인해 의정 활동이 마비되는 상황을 피하기 위한 조치"라면서 "오는 목요일 긴급회동을 통해 폐쇄 기간 연장 논의와 이에 따른 활동 대책을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오르테가 대의원은 스페인 내 대표적인 극우 정치인이다. 그는 지난 해 11월 유엔이 정한 '세계 여성폭력 추방의 날'에 대응해 수도 마드리드 시청에서 "남자도 맞고 산다"는 연설을 하면서 여성폭력규탄 서명을 거부해 눈길 끈 인물이다. 그가 이끄는 복스 당은 반(反)무슬림과 반페미니즘을 내세우는 정당으로 스페인 하원(총350석)의석 중 52석을 차지한 제3당(1당 사회당·120석,2당 국민당·88석)이다.코로나19가 빠르게 퍼지고 있는 미국 내에서도 연방 의회 폐쇄 논의가 나오고 있다. 최근 줄리아 브라운리(민주당) 하원의원이 확진자와의 접촉을 이유로 워싱턴DC사무소 폐쇄 후 자가 격리에 들어갔고, 루이 고머 하원의원(공화당)도 지난 주말 확진자와 가까운 거리에 있었다는 이유로 대응을 검토 중이다. 의원 감염 우려가 커진 가운데 낸시 펠로시(민주당) 하원의장은 "당장 지금 시점에선 그럴 이유가 없다. 우리는 선장이다. 가장 늦게 떠날 것"이라며 폐쇄하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을 냈다. 다만 의회 지도부 차원에서는 지난주 의사당 건물 방역 대외비 보고를 받았고 비상 상황에 대비한 원격 업무 방안 등 계획을 세우는 중이라고 CNN이 전했다.
10일(현지시간) 맷 핸콕 영국 보건부 장관이 트위터를 통해 "도리스 보건 차관이 양성 판정을 받아 슬프다. 잘 회복하길 바란다"고 썼지만, 장관이 차관과 접촉할 수밖에 없다는 점을 들어 장관 감염 의혹도 나오고 있다. [출처 = 트위터]
10일 영국에서는 나딘 도리스 영국 보건부 정무차관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날 맷 핸콕 보건부 장관이 트위터를 통해 "도리스 차관이 양성 판정을 받아 슬프다. 잘 회복하길 바란다"고 썼지만, 장관이 차관과 접촉할 수밖에 없다는 점을 들어 장관 감염 의혹도 나오고 있다.앞서 지난 달 말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의 회담을 돌연 취소해 홀대 논란을 빚었던 도미닉 라브 영국 외무장관도 당시 코로나19감염 우려로 자가격리 중이었다.
앞서 7일 이탈리아에서는 연립정부의 한 죽인 민주당 니콜라 진가레티 대표가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나도 감염됐다"고 밝힌 후 자가 격리에 들어갔다. 그는 유럽 정치인 중 처음으로 확진 판정을 받았다.
각 국 대통령도 긴장 상태다. 이달 초 마르셀루 헤벨루 드 소자 포르투갈 대통령은 "지난 3일 대통령궁을 찾은 학생들 학교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왔기 때문에 학생들과 접촉한 나도 앞으로 2주 간 공식 일정을 전부 취소하고 관저에서 자가 격리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미국에서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6일 조지아 주 방문 당시 더글러스 콜린스(공화당) 하원의원과 악수했는데, 콜린스 의원이 코로나19확진자와 접촉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트럼프 대통령도 진단 테스트를 받아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 바 있다. 백악관은 "트럼프 대통령은 의심 증상이 없기 때문에 진단 테스트를 받지 않았다"고 8일 밝혔었다. 앞서 지난 달 말에는 코로나19 발원지 중국을 방문해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을 만난 칼트마 바툴가 몽골 대통령이 코로나19 감염 우려를 이유로 몽골 복귀 후 2주간 자기 격리된 바 있다.
[김인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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