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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럽하우스 문닫은 MLB, 기자들이 화난 이유는? [현장스케치]
입력 2020-03-11 02:37 
토론토 스프링캠프 홈구장 TD볼파크 홈팀 클럽하우스 앞 인터뷰 구역에 설치된 펜스. 사진(美 더니든)= 김재호 특파원
매경닷컴 MK스포츠(美 탬파) 김재호 특파원
전세계로 퍼지고 있는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는 메이저리그 취재 환경도 변하게 만들었다.
메이저리그는 지난 10일(이하 한국시간) 북미아이스하키리그(NHL) 미국프로농구(NBA) 미국프로축구(MLS)와 함께 공동으로 코로나19 확산 방지 차원에서 취재진의 클럽하우스 출입을 제한한다고 발표했다.
이들 리그는 "전염병 및 공공 보건 전문가와 상담한 끝에 모든 팀의 라커룸과 클럽하우스를 추가 공지가 있을 때까지 선수들과 필수적인 구단 직원들에게만 개방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선수들에 대한 취재는 기자회견 형식으로 대체되거나 클럽하우스 바깥에서 진행된다. 선수와 취재진은 미국 질병관리본부의 권고에 따라 6피트(약 1.83미터)의 거리를 둘 예정이다.
메이저리그의 경우 당장 11일 스프링캠프부터 변화가 적용됐다. 토론토 블루제이스 스프링캠프 홈구장 TD볼파크에서는 인터뷰 장소로 활용되던 클럽하우스 앞 공간에 6피트 거리를 두기 위한 펜스가 설치됐다. 뉴욕 양키스 홈구장 조지 M. 스타인브레너필드도 마찬가지였다.
현지 기자들은 이에 대한 불만을 드러내고 있다. 미국야구기자협회(BBWAA)가 10일 발표한 성명은 이같은 입장을 대변해준다. "우리의 목표는 팬들에게 그들이 좋아하는 팀과 선수에 대한 스토리를 제공하는 것이고, 야구계가 팬들의 관심을 유지하는 것이 필수적이듯 이를 위해 클럽하우스 출입을 허용하는 것은 언론인들에게 필수적"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일시적인 조치라 할지라도 메이저리그가 다른 리그의 조치에 동참한 것은 실망스러운 일"이라고 유감을 드러냈다.
메이저리그 취재기자들이라고 해서 코로나19의 위험성을 모르는 것은 아닐 터. 그럼에도 이들이 리그 사무국의 이번 조치를 불편하게 생각하는 이유는 따로 있다.
양키스 홈구장 조지 M. 스타인브레너필드에도 같은 조치가 취해졌다. 사진(美 탬파)= 김재호 특파원
'디 어슬레틱' 칼럼니스트 켄 로젠탈은 자신의 칼럼을 통해 그 이유를 잘 설명해줬다. 그는 "나를 비롯한 많은 다른 기자들의 걱정은 메이저리그나 다른 리그들이 지금의 임시 조치에 대해 만족감을 느끼고 라커룸 폐쇄를 새로운 표준으로 정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그렇게 된다고 해서 우리가 일을 못하는 것은 아니지만, 독자들은 덜 깨우친 결과를 얻게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샌프란시스코 크로니클'의 메이저리그 전문 기자 헨리 슐먼도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선수노조는 매 협약 갱신 때마다 언론의 클럽하우스 제한을 시도해왔다. 마침내 변명거리를 찾았다"고 꼬집었다. 이번 조치의 진짜 의도가 의심된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이번 조치가 실질적인 효과가 있는지에 대한 의문도 제기되고 있다. 이미 스프링캠프에는 수천 명의 관중들이 경기장을 찾고 있다. 메이저리그가 선수들의 건강 문제를 진심으로 걱정하고 있다면, 당장 무관중경기를 시행하는 것이 옳은 일일 터.
듀크대 전염병 전문 교수 카메론 울프는 '야후스포츠'와의 인터뷰에서 "효과적인 감염 통제 정책이 될 수 있다"며 무관중경기가 가장 효과적인 감염 방지 대책이라고 말했다.
코로나19는 많은 이들의 일상을 뺏어갔다. 메이저리그 스프링캠프도 정상적인 모습을 잃어가고 있다. greatnemo@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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