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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더M] 대림산업, 첫 크로스보더 M&A 클로징
입력 2020-03-10 17:53 

[본 기사는 03월 10일(09:08) '레이더M'에 보도 된 기사입니다]

대림산업이 미국 크레이턴의 카리플렉스 사업부를 인수하는 데 성공했다. 부가가치가 높은 합성고무를 생산하고 있어 유화부문 경쟁력을 높여줄 전망이다. 대림그룹 입장에서는 창사 이래 첫 번째 국경간거래(크로스보더)를 성사시켰단 점에서 의미가 있다.
10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대림산업은 지난 6일 미국 크레이턴(Kraton)의 카리플렉스(Cariflex) 사업부를 사들이기 위한 잔금을 납입했다.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지 약 4개월 만에 인수 작업을 마친 것이다.
거래 가격은 약 5억 3000만 달러(6500억원)다. 대림산업이 약 2억 4000만 달러(약 3000억원)를 들여 지분을 취득하며, KDB산업은행은 나머지 금액(3653억원)에 대해 인수금융을 제공했다.
인수 주체는 싱가포르 소재 신설 법인인 '카리플렉스 유한회사(Cariflex Ltd.)'다. 대림산업은 지난달 25일 이사회에서 해당 법인에 2억 4000만 달러를 출자하기로 했다. 주당 가격은 1달러이며, 취득 주식수는 2억 4000만주다.
대림산업이 싱가포르에 법인을 설립한 것은 카리플렉스의 고객층 때문이다. 거래처 중 약 90%가 아시아 권역에 있어 미국보단 싱가포르를 택하는 게 효과적이라 판단했다. 세금 차원의 목적도 있다. 싱가포르는 기업이 인수합병(M&A)으로 사세를 키울 수 있도록 인지세 환금, 거래 수수료 이중과세 공제 등을 제공한다.
대림산업은 이번 인수로 유화 사업 경쟁력을 키울 수 있게 됐다. 카리플렉스는 부가가치가 높은 '합성고무'와 '라텍스'를 제조한다. 둘 다 수술용 장갑과 주사 용기 고무마개 등을 만드는 데 쓰인다. 현재 생산 중인 라텍스는 세계 합성고무 수술용 장갑시장에서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시장 관계자는 "고부가가치 라텍스를 만들 수 있는 회사가 전 세계에서도 드물어 희소성이 높다"며 "종 소비처의 대부분이 미국을 필두로 한 선진국이라 중국 시장 의존도가 높은 큰 대다수의 동종 업체에 비해 사업 모델도 안정적인 편"이라고 말했다.

천연고무로 만들어진 수술용 장갑은 알레르기를 유발할 위험성이 높아, 합성고무 재질로 빠르게 대체되고 있다. 시장에서 관련된 수요가 늘어날 것이라 전망하는 이유다. 2018년 말 카리플렉스의 조정 상각전영업이익(Adjusted EBITDA)는 5050만달러(약 606억원)이었다. 30% 안팎의 EBITDA 마진율을 줄곧 유지할 정도로 수익성이 빼어난 편이다.
이로써 대림산업은 1939년 창사 이래 처음으로 국경간거래를 종결시키게 됐다. 회사 내부에선 해외 사업 확대를 위해 M&A에 공들여온 노력이 첫 발을 뗐다는 데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국경을 넘나드는 거래엔 내로라하는 IB와 로펌, 회계법인 등이 참여했다. 대림산업은 UBS와 폴헤이스팅스, 삼일PwC에 관련 실무를 맡겼다. JP모건과 베이커맥킨지, 미국 KPMG는 매각 측 자문사로 이름을 올렸다.
대림산업 관계자는 "대림산업은 지난해 국제 신용등급을 처음으로 취득하는 등 운신의 폭을 글로벌 시장으로 넓히려하고 있다"며 "현지 기업 인수를 그 출발점이라 의미부여 하려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강우석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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