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오피스텔 양극화…서울서도 브랜드 단지만 잘 나간다
입력 2020-03-10 17:49  | 수정 2020-03-10 21:34
아파트와 마찬가지로 오피스텔 시장에서도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심해지고 있다. 서울 오피스텔 가격이 최고가를 경신하는 동안 지방은 하락세가 계속되고 있다. 서울 등을 중심으로 대형 건설사가 선보인 '브랜드 오피스텔'에만 청약자가 몰리는 모습이다.
10일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지난달 전국 오피스텔 매매가격지수는 전월 대비 0.08포인트 하락한 99.52를 기록했다. 2018년 10월 이후 하락세가 지속되고 있다. 전국 오피스텔 매매가격지수는 2017년 12월이 기준(100)이다.
상황이 이렇게 된 데는 지방 오피스텔 시장의 부진이 한몫했다. 지방 오피스텔 매매가격지수는 감정원이 조사를 시작한 2018년 1월 이후 내림세를 한 번도 벗어나지 못했다. 급기야 지난 2월 지방 오피스텔 매매가격지수는 96.24로 최저치였다. 부산 대구 광주 대전 등 지방 광역시도 2월 오피스텔 매매가격지수가 일제히 하락세를 보였다.
반면 서울은 달랐다. 작년 7월 상승 반전한 서울 오피스텔 매매가격지수는 올 2월까지 계속 올랐다. 덕분에 지난달 서울 오피스텔 매매가격지수는 102.26으로 최고치를 경신했다.

전문가들은 작년 하반기부터 서울 아파트 가격이 급등해 정부 규제가 집중되면서 오피스텔 시장이 상대적으로 수혜를 입은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12·16 부동산대책 등 규제에서 비교적 자유롭다 보니 수요자들이 아파트를 대신할 주거 상품으로 인식하고 있다는 얘기다. 실제로 서울 오피스텔 시장을 면적별로 나눠 보면 일명 '아파텔(아파트+오피스텔)'로 분류되는 전용 40㎡ 초과 상품이 매매가격 상승세를 주도하고 있다. 작년 7월부터 올해 2월까지 전용 40㎡를 초과하는 오피스텔 매매가격지수가 1.44포인트 오르는 동안 40㎡ 이하 오피스텔 지수는 0.45포인트 오르는 데 그쳤다. 함영진 직방 부동산랩장은 "대출규제 등이 까다로워져 서울 주요 지역 아파트를 사기가 어려워지면서 오피스텔로 눈을 돌리는 사람들이 꽤 늘어난 듯하다"며 "대형 오피스텔과 경쟁 관계인 서울 소형 아파트 가격이 최근 몇 년간 급등한 점도 영향을 줬다"고 설명했다.
서울의 경우엔 청약 수요가 몰리고 있지만 지방 오피스텔은 수백 실을 공급해도 10건 남짓한 수요만 청약해 미분양이 속출하고 있다. 대형 건설사의 브랜드 오피스텔에만 수요가 몰리는 점도 또 다른 양극화 현상이다.
감정원 주택청약시스템 '청약홈'에 따르면 지난해 12월부터 올 2월 말까지 발표된 7건의 오피스텔 청약 결과 가운데 지방에서 분양한 오피스텔 5곳에서 미분양이 나타났다. 공급 가구 수 대비 청약건수가 가장 적었던 곳은 인천 중구 중산동에 들어서는 '영종도 광영 스너그 에어시티 오피스텔'이었다. 모두 589실 공급에 단 1건의 청약이 접수됐다. 전남 나주시 빛가람동에 506실을 공급하는 '스카이센트럴' 오피스텔에는 청약 3건이 접수됐다.
반면 완판에 성공한 단지는 서울역 일대에 분양한 '쌍용 더 플래티넘 서울역'과 롯데건설이 시공을 맡아 단지명에 롯데캐슬이 붙은 전남 여수 '웅천 롯데캐슬 마리나' 등 2곳뿐이었다.
[손동우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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