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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①] 강말금 "`찬실이는 복도 많지`, 꿈인가 생시인가 싶었죠"
입력 2020-03-10 07:01 
강말금이 첫 장편영화 주연작 `찬실이는 복도 많지`에 참여하게 된 계기를 밝혔다. 사진|유용석 기자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양소영 기자]
회사원으로 일하다 서른 살에 연기에 입문해 14년간 연극 무대에서 실력을 갈고닦은 배우 강말금(41). 단편 영화 ‘자유 연기(2018)로 충무로에 눈도장을 찍고, 안방극장과 스크린을 오가며 자신만의 속도로 길을 걷고 있는 그를 매일경제 스타투데이가 만났다.
강말금은 영화 ‘찬실이는 복도 많지(감독 김초희)에서 집도 없고, 남자도 없고, 갑자기 일마저 뚝 끊겨버린 영화 프로듀서 찬실을 연기했다. ‘찬실이는 복도 많지는 인생 최대의 위기, 극복은 셀프 행복은 덤 씩씩하고 ‘복 많은 찬실이의 현생 극복기를 담았다.
김초희 감독은 강말금이 출연한 단편 영화 ‘자유연기를 보고, ‘찬실이는 복도 많지의 출연 제의 메일을 보냈다. 메일을 받고 행복했다는 강말금은 감독님이 영화 정보와 함께 감독님 단편 영화 ‘산나물 처녀를 보내주셨더라. ‘찬실이는 복도 많지의 시나리오를 봤는데 너무 재미있었다. 환승을 놓칠 정도였다. 이야기가 어렵지 않은데, 재치 있는 대사가 많았다”고 말했다.
꿈이냐 생시냐 싶었어요. 이렇게 재미있는 시나리오를 신인인 제게 주다니 싶었거든요. 너무 하고 싶었어요. 이 작품의 얼굴이 된다는 게 얼마나 행복한 제안이에요. 감독님이 찬실이는 사람들이 잘 모르는 얼굴이 했으면 좋겠다는 확신이 있었고, 제 얼굴에서 ‘진정성을 봤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의기투합했죠.(웃음)”
강말금이 '찬실이는 복도 많지' 김초희 감독에 대한 고마운 마음을 드러냈다. 사진|유용석 기자

‘찬실이는 복도 많지는 강말금의 첫 장편 영화 주연작이자 김초희 감독의 장편 데뷔작이다. 강말금은 감독님의 좋은 디렉션을 받았다. 돌려 말하지 않고 바로 던져주셨다. 찬실이를 귀엽게 표현해달라고 하셨고, 사랑스러운 모습을 담아줬다”며 고마운 마음을 드러냈다.
이어 웃긴 대사도 많은데, 대사 살리기가 어렵더라. 너무 힘을 주면 안 되겠다 싶었다. 절망적인 시간을 견디는 찬실이를 가볍게만 연기할 수 없다고 생각하니 제약이 생겼다. 그때 감독님이 어둡게만 표현하면 안 된다고 하더라. 40대의 여자가 계속 힘들다고 하면 아무도 못 본다는 거다. 그렇게 감독님이 톤을 조율해줬다”고 설명했다.
찬실이는 생명력 넘치는 친구예요. 자기감정을 숨기지 못해서, 여러 가지 코믹한 요소와 사건이 벌어져요. 사람을 잘 도와주기도 하고요. 그런 면이 좋았어요. 찬실이와 제 나이가 같고 처지가 같아서 공감되기도 했고요. 사실 저도 이렇게 계속 혼자 살 거라 생각 못 했죠. 지금 보다 젊을 때 청춘사업도 제대로 못 했고요.(웃음) 젊었을 때 좀 했어야 하는데 후회 되고, 일만 하고 살았을 찬실이와 비슷한 감정을 느꼈죠.”
강말금은 찬실이에 대한 공감과 김초희 감독의 도움으로 사랑스럽고 매력적인 찬실이를 완성했다. 극 중 연하남 김영(배유람)과 로맨스도 빼놓을 수 없다.
강말금은 누구나 막연한 외로움을 느낄 때가 있다. 혼자서도 잘 지낼 수 있게 된 순간부터 연상보다는 연하가 좋더라. 배유람 씨 같은 반듯한 훈남과 로맨스 아닌 로맨스를 재미있게 찍었다. 영화 ‘캐롤을 보면서 나도 저런 사랑 영화의 주인공이 될 수 있을까 싶었는데, 유람 씨와 그런 로맨스를 찍을 수 있어서 좋았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윤승아, 김영민과도 좋았다고 했다. 강말금은 윤승아는 정말 예쁘지만, 마음도 예쁜 친구였다. 정말 귀여웠다. 김영민 선배는 같이 공연을 해본 적은 없지만, 연극 때부터 이미 스타라 내겐 연예인 느낌이었다. 이번에 처음 만났는데, 같은 연극 출신이라 더 편했던 부분도 있더라”고 귀띔했다.
강말금이 '찬실이는 복도 많지'에서 호흡을 맞춘 윤여정 덕에 많은 배움을 얻었다고 말했다. 사진|유용석 기자

또한 강말금은 윤여정과 호흡에 대해 윤여정 선생님은 워낙 큰 선생님이고 대스타니까 처음엔 꿈인가 생시인가 싶었다. 저희 어머니와 동갑이신데 처음엔 선생님을 극 중 할머니가 아니라 윤여정 선생님으로 생각하게 되더라. 그런데 친구의 말이 큰 열쇠가 됐다. 노인을 측은하게 보는 마음으로 가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윤여정 선생님은 정말 초고수였다. 리딩할 때는 좋은 조언도 해주셨는데, 현장에서는 그런 적이 없다. 오직 상대 배우로만 존재해줬다. 그래서 나도 할머니를 대한다는 마음으로 했다. 난 연극할 때 후배들에게 이런저런 조언을 했다. 근데 그러다 보면 후배 입장에서는 오히려 놓치는 게 있을 수도 있다. 윤여정 선생님 덕에 나의 마음가짐, 상대 배우에 대한 마음가짐 등 큰 배움을 얻었다”고 말했다.
이번에 촬영하면서 주연의 무게를 알게 됐죠. 저라는 사람의 그릇을 알아서 다 잘할 수 없겠다는 생각이 들어 촬영하는 동안은 체력으로 흔들리지 말자 싶었어요. 정말 잘하고 싶은 마음에 안되는 부분도 있더라고요. 제 안에 청개구리 기질이 있거든요.(웃음) 그래서 잘하고 싶은 신도 모른 척 자기를 다루는 부분도 필요했어요. 인생의 주인공으로 스크린에 등장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제겐 기쁜 일이었어요.”(인터뷰②에 계속)
skyb1842@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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