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코로나로 숨진 남편 장례식도 못가…" 안철수가 전한 사연
입력 2020-03-09 13:43  | 수정 2020-03-09 13:51
대구에서 코로나19 의료 자원봉사 중인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9일 오전 화상연결회의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대구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관련 의료봉사를 하고 있는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9일 봉사 중 만난 코로나 19 확진자 부부의 사연을 전해왔다.
안 대표는 이날 오전 화상회의 방식으로 열린 국민의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우리가 정말 지금 이 시점에도 나라가 둘로 나뉘어 싸워야만 하는 것인지 묻고 싶다"며 이같이 전했다.
안 대표는 "지난주에 한 아주머니 환자분을 만났다"며 "'가슴이 너무너무 답답하다'는 말을 하시더라"고 운을 뗐다.
안 대표는 "코로나 19 증상이라 생각했해 '숨 쉬는 건 불편하지 않나', '통증은 없느냐'고 물었다"며 "환자는 '그게 아니라, 어제 제 남편이 죽었다'고 대답했다"고 말했다.

안 대표는 "환자는 어제 남편이 죽었다는 연락을 받았는데 그 때 이후로 계속 가슴이 답답해 어떻게 할 수가 없다고 했다"며 "시체를 화장해버리면 다시 남편의 얼굴을 볼 수도 없고 병이 낫지 않아 장례식장에 참석할 수도 없다고 했다"고 전했다.
이어 "환자가 이 기막힌 상황을 누구에게 하소연할 수 있겠느냐고 하더라"고 덧붙였다.
안 대표는 회의에서 "저는 (이 환자의 대답을 듣고) 한동안 망연자실할 수밖에 없었다"며 "도대체 어떤 말이 그분에게 위로가 될 수 있겠느냐"고 회상했다.
그러면서 "고통과 죽음이 바로 눈앞에서 어른거리는 현장에서 함께하며 국가의 역할이 무엇인지 다시 생각하게 됐다"며 "이런 상황에서 정치는 도대체 무엇을 해야 하는지 묻지 않을 수 없었다"고 역설했다.
이어 안 대표는 "지금 이 상황에 권력을 가진 자와 그 권력을 빼앗으려는 자 모두 국가의 책임과 역할에 대해 단 한 번이라도 책임 있게 고민했던 세력인지 묻고 싶다"고 덧붙였다.
또한 안 대표는 "21세기에 주기적으로 우릴 찾아올 팬더믹(pandemic·전염병 대유행)은 국가 간 실력 차이를 분명하게 드러낼 것"이라고 예측했다. 안 대표는 "국가의 실력은 정권의 실력에서 나타난다"며 "실력 없는 정권이 실력 없는 국가를 만든다"고 강조했다.
그는 "국민을 이념과 진영으로 분열시키고, 나라가 어떻게 되든 오로지 권력의 쟁취에만 매몰돼있는 구태정치는 수명이 다했다"면서 "포퓰리즘과 이미지 정치로 순간순간만 모면하는 얄팍한 국정운영이 이제 더는 통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안 대표는 "국가적 위기 속에서 정치의 진정한 설 자리는 어디인지 생각하고, 정리된 생각을 국민 여러분께 말씀드리겠다"고 밝혔다.
[디지털뉴스국 최현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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