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기초생활수급자가 전한 성금 100만원…"나보다 어려운 이웃에게"
입력 2020-03-09 11:15 
[사진 출처 = 관악구청 공식 인스타그램 캡처]

코로나19로 자가격리됐던 기초생활수급자가 "더 어려운 사람을 위해 써달라"며 성금을 내놨다.
9일 서울 관악구에 따르면 지난 5일 삼성동 주민센터에 한 노인이 찾아와 100만원이 든 구겨진 봉투를 건네고 황급히 센터를 나섰다.
주민센터 직원이 노인을 따라가 사연을 묻자 그는 "익명으로 기부해달라"며 간단한 사연을 털어놨다.
노인은 "생활고로 목숨을 끊으려 했을 만큼 힘들었던 시절 기초생활수급비를 지원받게 되어 새 희망을 찾았다"고 말했다.

이어 "그동안 받은 도움에 이제는 보답할 차례"라며 "이 돈은 나보다 더 어려운 이웃을 위해 쓰였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그가 전달한 봉투에는 기초생활수급비를 한푼 두푼 아껴 모은 100만원이 있었다.
봉투에는 '나는 죽을 사람을 구청과 동사무소에서 살려주심을 너무 고마워서 작은 금액이라도 기부합니다. 너무 고마워요'라고 적힌 쪽지가 동봉돼 있었다.
아울러 노인은 격리 생활 중 구청과 주민센터에서 생필품을 넉넉하게 제공하고 매일 안부를 묻는 전화를 걸어준 것에도 감사 인사를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구는 코로나19로 특히 어려움을 겪고 있는 대구·경북 지역에 이 돈을 보내기로 했다.
박준희 관악구청장은 "생활비로 쓰기에도 빠듯하셨을 금액인데 수년간 아껴 저축해온 소중한 돈을 선뜻 기부하시니 말로 표현 못 할 만큼 존경스럽다"고 말했다.
[디지털뉴스국 김지원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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