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괴산군이 그제(4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83살 김 모 씨의 확인되지 않은 동선을 섣불리 공개했다가 번복, 불필요한 혼란과 불안감을 키웠다는 비판을 자초했습니다.
김금희 괴산군보건소장은 어제(5일) 브리핑에서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김 씨가 지난달 26일 마을 주민 3명과 충주 이성주내과에서 진료를 받아 새빛약국에서 처방받은 뒤 인근 충주 무학시장을 방문, 조청을 샀다고 밝혔습니다.
그제(4일) 김 씨가 확진 판정을 받은 직후 공개했던 지난달 26일 동선에서 이성주 내과와 새빛약국 방문 이후 집으로 돌아올 때까지 비어 있던 1시간의 행적을 추가 확인했다고 설명했습니다.
김 소장은 "새빛약국에서 나온 뒤 김 씨 일행 4명이 무학시장을 방문했다고 한다"며 "4명이 흩어져서 장을 봤기 때문에 확진자가 어느 점포를 이용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말했습니다.
괴산군은 김 씨의 무학시장을 방문한 동선을 충주시에도 통보했습니다.
충주시보건소는 그러나 "김 씨가 방문했다는 지난달 26일 무학시장 내 CCTV들을 돌려봤는데 김 씨의 모습은 포착되지 않았다"며 "혼란을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를 괴산군보건소에 전달했습니다.
괴산군보건소는 오늘(6일) "무학시장에 간 것인지, 병원 근처 상점에 들른 것인지는 더 알아봐야 한다"고 발을 뺐습니다.
이어 3시간여 뒤 "동행한 주민들에게 확인한 결과 무학시장과 인접한 자유시장에 간 것"이라며 "자유시장 내에 확진자 김 씨의 단골 가게가 있다고 하더라"고 전했습니다.
괴산군보건소의 이런 발표는 충주시보건소에 의해 또다시 뒤집혔습니다.
충주소보건소가 이 가게와 주변 CCTV를 조사했으나 김 씨가 다녀간 사실을 확인할 수 없었다고 통보한 것입니다.
괴산군보건소는 "무학시장이나 자유시장은 김 씨의 방문지에서 제외한 뒤 추가 조사해 공지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괴산군보건소가 김 씨의 동선을 번복하면서 무학시장과 자유시장 상인들은 거세게 항의했습니다.
상인들은 "코로나19 확산으로 가뜩이나 어려운 데 김 씨가 다녀갔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타격을 받게 됐다"며 "정확하지 않은 동선을 공개, 불안감만 키웠다"고 비판했습니다.
김 씨의 감염 경로가 확인되지 않은 가운데 감염 원인 규명은 물론 밀접 접촉자들을 찾아내 자가 격리와 검체 검사를 해야 하고 추가 감염을 막기 위해서는 김 씨의 동선을 서둘러 확인하고 투명하게 공개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지적입니다.
그러나 괴산군보건소가 김 씨의 부정확한 동선을 섣부르게 공개했다가 번복하는 바람에 혼란을 키우고 침체한 전통시장 상인들에게 상처를 줬다는 비판은 면하기 어렵게 됐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