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여파로 증시 변동성이 커지면서 상장을 준비하던 일부 기업들이 일정을 연기하고 있다. 상장을 예고한 1조 단위 대어급 기업들의 경우에도 기업 가치를 온전히 평가 받기 위한 전략 수정이 이뤄질 지 투자자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에스씨엠생명과학은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을 기존 9~10일에서 오는 18~19일로 연기했다. 엔에프씨 역시 2월말 상장을 목표로 IPO 절차에 돌입했으나 실제 상장은 1개월 가량 미뤄지게 됐다. 건축구조 솔루션 전문기업 센코어테크 역시 코로나19로 투자심리가 얼어붙은 상황에서 상장을 미루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이 외에도 상장 심사를 통과한 기업들이 추가로 상장 일정을 미룰 가능성이 있다. 이달 중으로 증시에 입성하는 기업들은 플레이디, 엔피디, 노브메타파마 등 9곳이다.
코로나19라는 예상치 못한 변수가 증시에 악재로 작용하며 IPO 시장에도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코로나19로 올해 1분기에 이어 2분기까지 실적 악화가 예상되면서 이에 따른 주가 하락으로 밸류에이션을 제대로 평가 받지 못할 것이라는 생각에서다.
증시 변동성도 어느 때보다 커진 상황이다. 지난달 24일 코스피 지수는 2079.04에 거래를 마쳤으나 같은달 28일 1980선까지 떨어진 후 이날은 2080선을 회복하며 반등하고 있다.
이에 한국거래소는 상장예비심사 승인을 받았지만 증권신고서를 제출하지 않은 예비 신규상장사를 대상으로 상장 기간 추가 연장 등을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SK그룹의 자회사 SK바이오팜과 엘이티, 미투젠 등이 그 대상이다
다만 기업가치가 1조원에 육박하는 정보기술(IT)분야 대어급 기업들이 잇달아 증시에 입성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코로나19 상황 종료 후 IPO 시장이 또다시 활력을 띌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기업들의 IPO 공모규모는 5조4000억원으로 예상된다.
최종경 흥국증권 연구원은 "IPO 시장이 코로나19의 영향을 받고 있으나 수요예측일이 미뤄지는 등 일정이 연기되는 수준이지 상장 계획은 그대로 유지되고 있다"며 "최근 상장을 진행한 기업들이 전체적으로 공모 확정가가 잘 나오는 등 전체적인 분위기는 연초부터 견조하게 진행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 연구원은 "매년 4월은 전통적으로 IPO시장이 비수기에 해당하기 때문에 많은 기업들이 수요예측을 위한 증권신고서를 내지 않을 것"이라며 "이는 시기적인 요인이지 코로나19 영향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디지털뉴스국 김현정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