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가 국내에서 급속히 확산한 원인을 제공한 신천지예수교 증거장막성전(신천지)이 5일 120억원이라는 거액을 내놓으며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신천지는 이날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120억원을 기부한 사실을 공개했다.
또 이 단체는 거액 기부 외에도 경증환자 치료를 위한 시설을 물색하고 있다며 이를 신속히 마련해 병상 문제 해소에도 나서겠다는 입장도 내놨다.
그러면서 신천지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많이 나온 것에 대해 깊은 책임감을 느끼며 물적, 인적 자원을 힘 닿는데까지 하겠다고도 했다.
기부규모만 놓고 보면 현재까지 알려진 바로는 삼성그룹 다음이다. 삼성그룹은 지난달 26일 총 300억원을 전국재해구호협회에 기탁했다. 현대차·SK·LG는 50억원씩을 내놨다.
삼성을 제외한 국내 내로라 하는 이들 대기업과 비교해도 어마어마한 금액이다.
신천지가 이같은 거액을 코로나19 기금으로 내놓은 배경으로는 먼저 '책임론'이 거론된다.
이만희 신천지 총회장이 지난 2일 가진 기자회견에서 연신 사죄를 구한 것처럼 코로나 사태를 키운 책임을 거액의 기부를 통해서라도 지겠다는 것이다.
신천지 이만희 총회장, `엄지 척` [사진 = 연합뉴스]
일각에서는 총회장의 기자 회견 이후에도 신천지를 향한 비난이 좀처럼 잦아들지 않자 '깜짝 기부' 카드를 쓴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이날 기부 소식은 신천지가 기자들에게 이메일 등을 통해 밝히며 외부에 처음 알려졌다. 단체 내부에서도 최고위층을 제외한 이들에게는 제대로 정보 공유가 되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렇다면 이같은 거액은 어떻게 조성됐을까?
국내 대기업도 하루 아침에 120억이라는 돈을 마련하기 쉽지 않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신천지 측은 "다대오지파 대구교회가 100억원을 냈다"며 "나머지 20억원은 총회 본부에서 지원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기부금은 모두 신천지 교단에서 낸 것"이라며 "별도의 교인 헌금을 걷어 만들지는 않은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올해 1월 열린 신천지 정기총회에서 보고된 재산현황을 보면 당시 총회에서 신도수가 1만4000명인 다대오지파에는 회계상 잔금이 148억8400만원이 남아 있었다.
여기서 100억원을 낸 것으로 추정된다. 나머지 20억원은 총회에서 부담한 만큼 12지파에서 십일조를 받은 금액 일부를 부담한 것으로 보인다.
총회에서는 신천지 총회 본부의 재정이 949억9800만원, 12지파 재정이 모두 1799억100만원으로 총 2749억원으로 보고됐다. 여기에 부동산 1529곳의 추정액 2735억을 합하면 신천지의 전체 재산 규모는 5513억원가량으로 집계됐다.
[디지털뉴스국 이상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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