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롯데 신동빈 쓴소리…"입으로만 디지털화 외쳐 임원 40% 교체했다"
입력 2020-03-05 12:02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매경DB]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과거의 모든 성공체험은 모두 버린다는 각오로 화학·호텔을 중심으로한 선진국시장 개척과 온라인중심의 유통부문 재편에 나설 것이라고 천명했다.
신 회장은 니혼게이자이신문에 5일 실린 인터뷰에서 "향후 세계경제가 불안정한 흐름을 보일 것"이라며 롯데그룹의 미래 핵심전략으로 선진국에 집중하는 '선진국 시프트'를 꼽았다.
구체적으로 호텔과 석유화학 사업분야의 강화다. 그는 "호텔 부문은 인수·합병(M&A)를 통해 앞으로 5년간 현재의 2배 규모인 3만 객실 체제로 키워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롯데는 롯데호텔시애틀(2019년 인수)을 비롯해 롯데뉴욕팰리스(2015년 인수) 등 미국내 3개호텔을 포함해 해외에서만 12개 호텔 및 리조트(국내 20개)를 운영 중이다. 석유화학사업과 관련해서 "화학분야에서 좋은 기술을 갖고 있지만 해외사업이 어려운 일본 기업들이 많다"며 일본 기업 인수에 대한 의욕을 드러냈다. 신회장은 롯데화학을 통해 미국 루이지애나주에 31억달러를 투자하며 작년 5월엔 백악관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직접 만나기도 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한국에서 저출산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면서 롯데가 그간 강점을 보여왔던 국내 사업만으로는 성장을 기대하기 어렵다며 해외시장 개척이 매우 중요한 과제로 부상했다고 평가했다.
신 회장은 유통부문에 대해서는 대대적인 구조조정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핵심은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유통사업의 중심축 이동이다.

위기의식을 보여주듯 유통관련 발언에서는 강도높은 표현들을 쏟아냈다. 신 회장은 "(과거의 경영방식이었던) 오프라인 매장의 성공체험은 모두 버릴 것"이라고 말했다.
롯데는 이미 백화점, 슈퍼, 마트 전체 매장의 20%에 달하는 200여개 점포를 정리할 계획을 밝힌바 있다. 이어 신 회장은 올 1월 그룹사 사장 40%가 교체된 인사도 온라인 사업의 실질적 강화를 위해서라고 소개했다. 그는 "입으로는 디지털화를 외치면서도 기존의 점포 중심의 경영만을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구체적으로 신 회장은 "(복수의 자회사가 제각각 진행했던) 온라인 사업을 하나로 묶어 모든 상품을 고객들이 근처의 롯데 매장에서 받을 수 있는 체계를 갖추겠다"고 설명했다. 유통업계 전반에 걸쳐 추진하고 있는 이른바 '옴니채널' 전략이다. 신 회장은 모든 유통업체가 추진하는 옴니채널에서 성과를 내기 위해선 "최고 경영자가 얼마나 의지를 갖고 추진하느냐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롯데는 이미 '롯데온'이란 이름으로 이미 일부 서비스를 시작했다.
한편 신 회장은 신동주 SDJ코퍼레이션 회장과의 경영권 분쟁과 관련해 "많은 분들께 심려를 끼쳤지만 더이상 문제될 것은 없다"고 말했다.
[도쿄 = 정욱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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