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 증가로 병상 부족 상황이 악화하면서 경증환자를 병원이 아닌 별도 시설에서 치료해야 한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습니다.
오늘(1일) 전문가들은 증상이 심하지 않은 경증환자는 병원은 아니더라도 의료진이 있는 시설로 옮겨 상태를 관찰하고, 증상이 심해지면 병원으로 이송해야 한다고 조언했습니다.
확진자가 하루 수백명씩 발생하는 상황에서 모든 확진자를 병원에 입원할 수 없는 만큼 병상은 위중한 환자에게 배정하고, 경증 환자는 집에 격리하기보다는 의료진이 체계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환경으로 옮겨야 한다는 것입니다.
기모란 대한예방의학회 코로나19 대책위원장은 "확진 판정을 받고도 '입원 대기'란 이름으로 집에 있는 것은 정말 잘못됐다"며 "(집보다는) 의사가 있는 시설에 옮겨 상태가 나빠지는 사람을 빨리 찾아야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환자가 집에 있으면 가족끼리 전파가 이뤄질 수밖에 없다"며 "대구에서는 집에서 입원을 기다리는 사람이 1천명이 넘는데 (이들을) 시설 등으로 빨리 옮겨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대구시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기준 대구 확진자는 2천569명에 달합니다. 이 가운데 898명이 입원했고, 나머지 1천662명은 집에서 입원 대기 중입니다.
지난달에는 확진 판정 후 집에서 입원 대기 중이던 환자가 숨져 안타까움을 사기도 했습니다.
정부 역시 병상 부족을 해결하기 위해 치료지침을 개정 중입니다. 정부는 환자 중증도를 4단계로 구분하고 각 환자의 상태에 맞게 입원·격리·관찰 등 치료방안을 정하겠다는 입장입니다.
전문가들은 환자 증가세가 급격한 만큼 정부가 지침 개정에 속도를 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가장 좋은 대응책을 만들기 위한 '신중론' 보다는 빠른 판단으로 '피해 최소화 전략'을 택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엄중식 가천대 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확진자가 매일 500여명이 증가하고 있어 이번 주에 2∼3천명 더 생길 가능성도 있다"며 "(정부가) 이 환자들을 어떻게 관리할지에 대해 빨리 결정하고 행동해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현재는 최선의 방법보다 최악을 막는 방법을 택해야 한다"며 "전문가들도 가장 이상적인 방법이 아니라 당장 할 수 있는 방안을 제안하고 있다. (정부가) 빨리 결정을 해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최원석 고대안산병원 감염내과 교수 역시 "다른 지역에서도 (대구와 같이) 갑작스럽게 환자 발생이 많아지면 의료기관이 다 수용할 수 없다"며 "선착순으로 (병상이) 차게 되는데 이후 중증환자가 발생하면 문제가 생긴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대구뿐 아니라 각 지역에서 환자들을 중증도에 맞춰 관리하는 체계를 빨리 준비해야 한다"며 "대구 (환자 급증) 상황이 일주일 만에 된 것을 보면 여유가 없다. 국민들이 입을 수 있는 피해를 최소화하는 방안을 미리 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