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부터 사외이사 연임 제한이 시행되면서, 신규 사외이사 선임 공시가 잇따라 나오고 있다. 임기 6년을 채운 사외이사는 올해 주총부터 새로 선임될 수 없기 때문이다. 이같은 분위기 속에서 삼성 출신 사외이사를 뽑는 상장사들이 늘고 있다. 특히 삼성전자 협력사가 많은 코스닥에서 삼성 선호도가 높다. 예전에도 인기있던 삼성맨 주가가 더욱 높아지고 있는 것이다.
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풀무원은 최근 주총소집결의를 통해 삼성전자 글로벌마케팅실장(부사장)을 지낸 심수옥 성균관대 경영전문대학원 교수를 신규 사외이사 후보자로 공시했다. 심수옥 교수는 다음달 27일 풀무원 주총에서 발행주식 총수 4분1의 1 이상 찬성과 출석 주식수 50% 이상 찬성을 얻으면 사외이사에 선임된다. 심 교수는 P&G 출신 마케팅 전문가로 삼성전자 첫 여성 부사장이기도 하다.
카카오는 윤석 전 삼성액티브자산운용 대표를 내달 25일 정기주총에서 사외이사로 선임할 예정이다. 그는 삼성증권 홀세일본부장과 삼성자산운용 부사장도 지냈다.
SK텔레콤은 삼성종합기술원 전문연구원 출신 김준모 카이스트 전기·전기공학부 교수를 사외이사 후보자로 정했다. 김 교수는 인공지능(AI) 전문가다. 경농과 에이엔피는 각각 민승규 전 삼성경제연구소 부사장, 방형린 전 제일기획 상무를 사외이사로 뽑을 예정이며, 유니퀘스트는 이상수 전 삼성전자 베트남판매법인장을 사외이사 후보자로 선임했다. 해성디에스와 미원상사는 각각 하윤희 전 삼성비피화학 경영지원실장(전무)과 윤석열 전 삼성정밀화학 연구소장을 사외이사 후보로 내세웠다.
현직 삼성맨을 사외이사로 내세운 코스피 상장사도 있다. 셀트리온은 김원석 삼성서울병원 혈액종양내과 교수를, 메리츠금융지주는 안동현 삼성증권 사외이사를 내달 주총에서 사외이사로 선임할 계획이다.
코스닥에서도 삼성 출신들은 인기 상종가다. 코스닥은 삼성전자·삼성디스플레이 등과 거래하는 소재·부품·장비업체들이 많다. 삼성전자 폴더블폰에 납품하는 세경하이테크는 다음달 27일 주총에서 이동욱 경일대 교수를 사외이사로 뽑을 예정이다. 이 교수는 삼성코닝정밀소재 출신이다. 해성산업은 사외이사 후보로 신현목 전 삼성탈레스 대표를 선임했으며, DSC인베스트먼트는 채주락 전 삼성전자 전무를 올해 주총에서 사외이사로 뽑을 계획이다. 이밖에 삼진(신동호 전 삼성전자 VD사업부 HD개발팀장), SKC코오롱PI(이정열 전 삼성전자 전무), 파크시스템스(채승기 전 삼성디스플레이 전무), 에스티아이(유기수 전 삼성전자 상무) 등은 삼성 출신 사외이사 선임 예정이다.
[정승환 기자 / 신유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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