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증시가 코로나19 공포에 시달리고 있다. 24일 장 개장과 동시에 코스피와 코스닥은 모두 2%대 급락을 겪었다. 코스피는 오전 장중 한때 2100선도 무너졌다. 지난 주 후반 심각해진 코로나19 사태가 자본시장에도 그대로 반영된 것이다. 한국내 확진자 숫자는 24일 기준 600명을 넘어섰고, 사망자도 7명으로 증가했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오전 11시를 전후해 코스피지수는 장중 한때 전일 보다 3% 이상 하락한 2095.66포인트를 기록하며 2100선을 내주고 후퇴했다. 코스닥지수도 같은 시각 648.21포인트로 -2.9%에 달하는 하락률을 보이며 약세를 면치 못했다. 이날 오전 11시 현재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홀로 4745억원 어치를 순매도하며 하락장을 주도했고, 개인과 기관은 각각 2514억원, 2076억원 순매수에 나섰지만 역부족이었다. 코스닥시장에선 반대로 개인과 기관은 각각 314억원, 116억원을 매도하며 '팔자'에 나섰지만 외국인은 552억원을 순매수하며 코스피와 상반된 수급 형태를 보였다.
시장에서는 중국 내 확진자 수 증가세가 완화되는 국면에서 본격적인 코로나 사태가 제2의 국면에 돌입했다고 보고 있다. 한국, 일본 등 중국 외 아시아 지역에서 확진자 증가세가 진정되고, 2월 중 발표될 주요 실물 경제지표에서 코로나 충격이 확인되기 전까지는 공포감과 불확실성이 증시를 지배할 것이란 진단이다. 김현석 대신증권 본부장은 "코스피 지수는 국내 신규 확진자수 증가 속도에 따라 2100선 아래로 이탈하는 등 극도의 공포심리가 강한 모습"이라며 "코로나19로 인한 경기불안은 주요국의 경기부양정책을 강화하는 등 2분기 이후 우호적 투자환경을 조성해줄 전망이며, 코스피 2100선 이하에선 주도주 중심 분할매수 전략이 유효하다"고 전했다.
이날 오전 10시 30분 개장한 중국 증시도 약세다. 오전 11시 상하이종합지수는 3025.24(-0.47%)를 기록했다. 그러나 코스피 지수에 비해선 상대적으로 적은 하락폭을 보였다. 유독 한국 증시가 더 약세를 보이는 이유에 대해서 서상영 키움증권 투자전략팀장은 "한국을 비롯한 글로벌 주식시장 전반에 코로나로 인한 공포감이 확산되며 악재성 재료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면서 "한국 지수 하락폭이 큰 이유는 코로나로 인한 경기 둔화 우려 확산에 더해 미국 시간외 선물 하락도 투자심리 위축을 불러온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안갑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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