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에서 코로나19에 의한 사망자가 6명으로 확 늘었다. 사망자 수는 중국을 제외하고 22일 현재 가장 많다.
지난 19일 처음으로 코로나19 감염자 2명이 보고된 이후 불과 사흘만이다. 현재 이란에서는 코로나 19 감염증 환자는 29명까지 확산된 상태다.
치사율이 20%가 넘어 세계보건기구(WHO)가 발표한 평균 사망률 0.2%보다 월등히 높다. 중동 지역에서 코로나19로 사망자가 나온 곳도 지금까지 이란이 유일하다. 이란과 국경을 맞대고 있는 이라크와 쿠웨이트, 사우디아라비아 등 중동 각국은 '이란발 코로나19'에 비상이 걸렸다. 속속 이란과의 항공편 중단과 이란국민 입국 금지 등 조치가 이어지고 있다.
이란에서 처음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 도시인 곰은 시아파 무슬림의 성지로 해외 무슬림들의 방문도 많이 이뤄지는 곳이다. 이란 당국은 이날 곰과 이웃 도시에 학교 휴교령을 내렸다. 앞으로 한 주간 미술 전시회와 콘서트, 영화 상영 등 문화 행사를 취소했다. 국내 모든 스포츠 경기도 10일 동안 중지된다. 이란에서 발견된 코로나19 확진자들은 모두 이란 현지인으로 해외여행 이력이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감염 경로를 파악하기 힘들어 불안감은 더욱 커지고 있다.
특히 22일 확진 판정을 받은 이들은 수도 테헤란과 종교 도시 곰에서 나왔다. 이들 도시는 약 145㎞ 떨어져 있다.
이란 보건부 관료는 "곰에서 일하는 중국인 노동자가 중국 체류 후 코로나19 바이러스를 퍼뜨렸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해 알자지라는 "당국은 주장을 뒷받침할 어떤 증거도 제시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코로나19 확산 조짐이 보이자 이라크 정부는 지난 20일 이란 국민의 입국을 사흘간 금지한 데 이어 22일 자국민에게 교역을 제외한 이란 여행을 최대한 자제하라고 권고했다. 쿠웨이트 정부는 이란을 오가는 여객기와 여객선을 운항을 일시 중단했다. 또 이란에서 오는 입국자, 이란 방문 비자나 체류비자를 받은 적 있는 외국인의 입국을 금지하고 이란을 다녀온 자국민은 14일간 격리해 감시하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도 자국민과 자국 체류민의 이란 방문을 금지하고 성지순례객을 포함해 이란에서 입국하는 사람은 14일간 격리 조치한다고 발표했다.
[김덕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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