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1세대 여행플랫폼(OTA) 호텔엔조이도 무너졌다
입력 2020-02-21 14:48 

토종 1세대 OTA(Online Travel Agency) 플랫폼 '호텔엔조이'가 기업회생절차(옛 법정관리)에 들어갔다. 에어비앤비 트립닷컴 등 글로벌 대형사의 직접적인 압박에 '코로나 쇼크'로 인한 무더기 여행 취소 사태가 빚어지면서 결국 무너진 것으로 보인다.
서울회생법원은 최근 호텔엔조이를 운영하는 메이트아이가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했다고 밝혔다. 메이트아이의 강경원 대표는 "지난 17일 법원에 회생절차를 신청했다"며 "회생 인가를 받은 뒤 M&A나 자산매각을 통해 회사를 정상화 하는 절차를 밟아갈 예정이다"고 밝혔다.
기업회생절차는 부채가 과도한 기업에 재기할 기회를 주는 제도다. 법원은 해당 기업의 회생가치가 청산가치보다 높다고 판단하면 회생계획인가 결정을 내리고 회생절차에 돌입하게 된다.
지난 2003년 설립된 메이트 아이는 여행, 호텔, 골프, 레스토랑 등 레저 생활 전반에 걸친 모바일 예약을 기반으로 성장해 온 O2O(온라인 to 오프라인) 플랫폼 업체다. 최대주주인 강경원, 신민수 공동 대표가 각각 지분 43.28%씩를 보유하고 있다.

2015년 메르스 사태 때도 별다른 어려움 없이 버텨왔던 메이트 아이는 해외 OTA업체의 상륙이 본격화 한 지난 2018년 적자전환 한 뒤 영업난을 겪어왔는데, 이번 코로나 사태를 견디지 못하고 무너졌다. 강 대표는 "갑작스럽게 폐업을 하면 업체(호텔, 여행사, 레스토랑)와 함께 소비자들에게도 피해가 전가될 수 있어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했다"고 말했다.
토종 1세대 대표주자 호텔엔조이의 몰락이 여행업계에 미치는 충격파는 상상이상이다. 오프라인 영세 여행사에 줄도산이 우려되는 상황에서 코로나 충격파가 모바일 공간으로까지 번진 첫 사례다. 특히 대규모 투자유치를 통해 상장을 추진중인 야놀자와 여기어때 등 후발 주자들도 파이낸싱에 영향을 미칠 수 있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관광 업계도 초비상이다. 플랫폼 예약은 오프라인의 여행사와 호텔에 대한 예약을 중개하는 구조다. 중간 역할을 하는 플랫폼이 무너질 경우, 예약을 한 소비자와 함께 최종 단계에 있는 호텔, 레스토랑, 여행사가 고스란히 피해를 떠안을 수 밖에 없다.
업계 한 관계자는 "플랫폼이 무너지면 손실분은 업체 몫으로 잡힌다"며 "일부 호텔들은 채권회수를 위해 직접 예약 당사자인 소비자들에게 컨택해 강제취소를 유도하는 횡포까지 부리고 있다"고 전했다.
[신익수 여행 전문기자 / 박승철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