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독일에서 총기 난사로 9명 사망…극우 테러 추정
입력 2020-02-21 08:34  | 수정 2020-02-28 09:05

독일 프랑크푸르트 인근 도시 하나우에서 현지시간으로 그제(19일) 극우 테러로 추정되는 총격 사건이 발생해 9명이 숨졌습니다. 하나우는 프랑크푸르트에서 동쪽으로 20㎞ 남짓 떨어진 인구 10만명 정도의 공업도시입니다.

현지 당국은 인종차별주의적 동기에 따른 우익 극단주의자의 범행으로 의심 중입니다.

로이터, AP 통신 등에 따르면 43살 독일 남성 '토비아스 R.'로 확인된 용의자는 이날 오후 10시 하나우에 있는 물담배 바(shisha bar) 두 곳에서 잇따라 총을 발사해 9명을 살해하고 5∼6명에 심각한 부상을 입혔습니다.

이후 용의자와 그의 72살 어머니는 인근 자택에서 총상을 입고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수사 당국은 이번 공격에 "외국인 혐오의 동기"의 동기가 있다고 보고 있으며, 테러 사건으로 다루고 있습니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도 어제(20일) "범인이 우익 극단주의, 인종차별주의의 동기에서, 다른 출신, 종교 또는 외모의 사람들을 향한 혐오에서 행동했다는 많은 징후가 있다"면서 "인종차별주의는 독"이라고 규정하고 엄정 대응 방침을 밝혔습니다.

물담배 바는 사람들이 중동 물담뱃대로 담배를 피울 수 있는 곳입니다. 첫 번째 총격이 발생한 곳의 경우 현지 쿠르드 공동체의 중심지인 동시에 다양한 배경의 젊은이들이 자주 가는 곳이라고 독일 공영방송 도이체벨레는 전했습니다.

외신은 희생자의 상당수가 이민자의 배경을 지니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터키 정부는 사망자 가운데 일부가 터키 시민이라고 밝혔으며, 중동의 소수민족인 쿠르드계가 일부 포함된 것으로도 전해졌습니다.

로이터, 블룸버그 통신은 용의자가 남긴 자백 편지에서 극우 성향의 시각이 노출됐다고 빌트를 인용해 보도했습니다.

용의자는 편지에서 "독일이 추방하지 못하고 있는 특정 민족들을 제거한다"는 말을 꺼낸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용의자는 합법적으로 총기를 소유했으며, 이번 사건 이전에는 당국에 알려진 인물이 아니었고 단독으로 범행을 저질렀다고 페터 보트 헤센주 내무 장관은 말했습니다.

한편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는 독일에서 이 같은 강력범죄는 드문 경우지만 최근 들어 극우·이슬람 테러리즘, 조직 폭력범죄가 부상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WSJ은 독일 정계에서 전통적으로 중도 정당이 강세를 보였지만 2015년 이후 현지 사회가 더욱 양극화됐다고 분석했습니다. 2015년 이후 독일이 200만명의 망명 신청자를 받아들이면서 겪는 사회통합 진통으로 해석됩니다.

독일에서 총기 소유는 불법이 아니지만 총기판매가 엄격히 통제되고 총기는 반드시 허가를 받아야 입수할 수 있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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