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한진그룹 "조현아 주주연합, 경영비전 제시 없이 원색적 비난으로만 일관"
입력 2020-02-20 17:21 

한진그룹은 20일 오전 사모펀드 KCGI,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반도건설 등 3자 연합이 기자간담회를 열고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의 경영능력 부족으로 대한항공이 어려움에 빠졌다고 주장한 데 대해 "비전과 알맹이 없는 흠집내기식 기자간담회였다"고 혹평했다. 이날 간담회에서 3자 연합은 조 전 부사장의 경영복귀 없이 전문경영인체제로 경영정상화에 나설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한진그룹은 이날 오후 입장문을 내고 "조현아 주주연합의 이번 기자간담회는 명확한 비전도, 세부적인 경영전략도 제시하지 못한 보여주기식 기자간담회"라며 "산업에 대한 전문성도 실현 가능성도 없는 뜬구름잡기식 아이디어만 난무했다"고 밝혔다.
특히, 조 전 부사장이 경영일선에 나서지 않겠다는 3자 연합 측 주장에 대해 "이사회 장악 및 대표이사 선임 후 대표이사 권한으로 조현아 주주연합 당사자나 직·간접적 이해관계자를 미등기 임원으로 임명할 수 있다"며 "이같은 수순으로 회사를 장악할 것이 뻔하다. 명백한 경영참여이자 경영복귀"이라고 밝혔다.
앞서 3자 연합은 지난 13일 주주제안을 통해 '이사의 자격 조항 신설'을 제안했다. 회사나 계열사 관련 배임·횡령죄로 금고 이상의 형의 선고가 확정되고 그로부터 3년이 지나지 않은 경우 또는, 법령상 결격 사유가 있는 경우에는 이사회 이사로 선출할 수 없다는 내용을 명시하자는 내용이다.

이에 대해 한진그룹은 "땅콩회항의 장본인인 조 전 부사장의 경우 관세법, 출입국관리법에 따른 유죄판결을 받았다"면서 "아동학대 혐의로 기소되고 이혼소송도 진행 중이지만, 조현아 주주연합은 오로지 배임·횡령죄에 대해서만 명시해 조 전 부사장 복귀를 위한 꼼수"라고 지적했다.
이어 "조 전 부사장은 한진그룹의 호텔부문을 맡아 경영을 악화시켰고 이는 그룹 부채비율 상승으로 이어졌다"며 "땅콩회항으로 대한항공의 대외 이미지에도 결정적인 타격을 입힌 인물"이라고 꼬집었다.
한진그룹은 3자 연합이 전문경영인으로 내세운 김신배 전 SK그룹 부회장에 대해서도 "항공 운송·물류 경험은 전혀 없는 비전문가"라며 "자본집약적이고 안방사업인 통신사업에 비해 노동집약적이고 글로벌경쟁이 치열한 항공산업을 이해하고 이끌 수 있을지 궁금하다"고 평가했다.
사내이사 후보인 함철호 전 티웨이항공 대표에 대해서는 항공경영분야 종합컨설팅회사인 스카이웍스를 설립해 대표이사를 맡고 있는 만큼 한진칼 기타 비상무이사로서 취득한 정보를 토대로 개인적인 이득을 추구할 수도 있다고 봤다. 이해상충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게 한진그룹의 지적이다.
사외이사 후보인 구본주 변호사의 경우 반도건설 법률대리인인 법무법인 퍼스트에서 지난 2017년 6월까지 재직한 경력이 있고, 그만둔지 3년이 채 되지 않았단 점을 들어 반도건설의 입김을 무시하기 어렵다고 보고 독립성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 크다고 판단했다.
한진그룹은 글로벌 항공사와 비교해 지나치게 부채비율이 높다는 3자 연합 측 주장에 대해서도 "항공산업의 특성도 모르는 아마추어적 발상"이라며 "한·중 무역분쟁, 한일 갈등, 홍콩사태, 코로나19 등 항공수요 악재가 잇따르는 경영환경 속에서도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체제를 중심으로 흔들리지 않고 있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국내 항공사가 모두 영업손실을 기록한 상황에서도 대한항공만 유일하게 흑자를 달성했다는 것이 한진그룹의 설명이다.
한진그룹은 "항공업종은 항공기를 도입하기 위한 대규모 투자가 필수적이므로, 타 산업에 비해 부채비율이 높은 특성이 있다"며 "항공기 및 엔진은 유동성이 매우 큰 자산으로 현금화 할 수 있다. 다만 대한항공은 안정적인 운영과 성장을 위해 항공기 보유 전략을 선택한 것"이라고 전했다.
한진그룹은 최근 부채비율이 다소 높아진 이유에 대해서는 운용리스의 부채 반영 등 리스회계기준 변경 및 환율 상승에 따른 것으로, 환율효과 제외 시 순차입금은 수천억원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지난 2017년부터 외화차입금을 줄이고 원화차입금을 증가시키고 있으며 통화스왑(CRS)을 통해 외화비중을 낮추는 등 재무안정성을 위한 조치를 꾸준히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한진그룹은 "이미 많은 행동주의 펀드를 표방한 자본이 국내 대기업 지배구조의 문제점을 지적하며 주주권리를 내세웠지만, 결국 막대한 차익만 챙기고 '먹튀(기업 가치를 높이는 데는 관심이 없고 단순 자산 증식만 노리는 투기성 자본)했다"며 "조현아 주주연합 역시 차익실현을 노리는 투기세력일 뿐, 국내 기업의 중장기적 발전과 사회적 가치의 추구라고 볼 수 없다. 차익을 남기고 먹튀하면 결국 피해자는 기업·기업 구성원·개인투자자 등 소액주주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디지털뉴스국 배윤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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