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제 타격 수원 영통 가보니…수용성 실수요자 대출계획 어그러지고 양도세 더 내

"주택담보대출(담보인정 비율·LTV) 70%에 맞춰서 자금을 준비했는데 대출이 50%로 줄었으니 막막합니다. 하도 집값이 오르길래 이제라도 사려고 했는데 저희같은 서민은 집 사지 말라는건가요."
수원·안양·의왕 등 수도권 일부 지역으로 조정대상지역 확대가 결정된 20일, 수도권 실수요자들은 "이제는 경기도 외곽에서도 집 사는 길이 막혔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이번 정부 발표로 조정지역 대출이 60%에서 50%로 10%포인트 가량 줄었다. 비조정지역(LTV 70%)에서 조정지역이 된 경우 대출한도가 20%포인트나 줄어들게 된 셈이다. 다음달 수원시청역 근처 영통 7억원대 아파트를 매수하려던 직장인 A씨는 "대출 한도가 50%로 줄면서 1억4000만원이 구멍났는데 (주택 구입을 위한)신용대출도 막아놔서 부족한 돈을 채울 방법이 없다"며 "집값은 정부가 올렸는데 왜 나같은 서민이 피해를 봐야하냐"며 답답해했다.
새로운 대출규제가 3월 2일부터 시행되는 것이 알려지자 계약을 서두르기도 했다. 화서역 인근 장안구 구축아파트를 알아보던 B씨는 "가계약금은 넣어놨는데 계약금 마련을 천천히 하려 했는데 이번주 중 바로 계약서 쓰고 늦어도 다음주에는 대출신청을 해야겠다"면서 "내일 휴가를 내고 집을 보러 갈 예정"이라고 했다.
분양 실수요자들도 혼란에 빠졌다. 전날 진행된 매교역 푸르지오 SK뷰에 청약을 신청한 C씨는 "중도금 대출이 60%로 나온다고 해서 신청했는데 당첨돼더라도 대출 한도가 50%로 줄어들까 걱정된다. 분양상담사에 물어봐도 모르겠다고 하니 답답하다"고 했다. 금융업계는 3월 2일 이후 모집공고가 나오는 분양건부터 새로운 규제가 적용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금융위 관계자는 "12·16때 (새 대출 규정은)제도 시행 이후 모집공고 난 분양부터 적용됐다. 이번에도 이에 준할 것으로 보이지만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다음주쯤 세부 내용이 확정될 것"이라고 했다.
다주택자들은 양도세 중과에 따라 세금 부담이 크게 늘게 됐다. 조정지역에서는 분양권 양도시 최고 단일세율 55%(지방세 포함)이 적용되고, 2주택자 이상은 양도세가 중과된다. 우병탁 신한은행 부동산투자자문센터 팀장이 조정지역 양도세를 가상계산한 결과, 수원 장안구 화서역파크푸르지오(2018년 6월 매수) 분양권을 프리미엄 5억원이 붙어 10억원에 매도할때 이전에는 양도세율 44%(보유 2년 미만)가 적용돼 2억1890만원을 부담했지만, 앞으로는 6000만원 더 늘어난 2억7362만원 가량 내야한다. 자동차 한대 값이 더 나가는 셈이다. 다주택자도 양도세 부담이 는다. 2주택을 가진 사람이 힐스테이트영통(전용 96㎡)을 팔때 양도차익 3억5000만원이라면, 이전에는 양도세 1억1572만원을 냈지만 앞으로는 2주택 중과세율이 적용돼 1억6318만원을 내야한다. 3주택자는 이전보다 1억원 가량(9431만원) 더 증가한 2억141만원을 내야한다. 망포 힐스테이트영통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지난주부터 수원을 조정지역으로 한다는 얘기가 돌면서 다주택자들이 매물을 던져 가격을 낮춘 급매가 늘었다"고 했다. 의왕시에 거주하는 한 직장인은 "서울이 20억~30억원까지 오를 동안 여기는 안오르다 이제 좀 오르려던 참인데 규제로 묶였다"며 "서울과 격차는 더 커져서 이사갈 수도 없고 조정지역 됐다고 자금조달계획서 제출 등 온갖 규제는 다 적용된다고 하니 억울하고 화가난다"고 울분을 토했다.
[수원 = 이선희 기자 / 이축복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