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은행장 중징계` 논란에 은성수 위원장 "생각해 보겠다"

은성수 금융위원장(사진)이 금융사 임원에 대한 중징계를 금융감독원장이 전결로 처리할 수 있게 돼 있는 현행 규정에 대해 "생각해보겠다"고 말했다. 국외 금리 연계 파생결합펀드(DLF) 원금 손실 사태로 은행장에 대한 징계 논란이 제기된 데 대해 언급한 것이다.
은 위원장은 19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금감원장 전결로 규정된 문책 경고 제재에 대한 제도적인 보완 장치나 법규 개정을 고려하는가'라는 취재진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앞서 금감원은 지난달 31일 내부통제 실패 책임을 물어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전 우리은행장)과 함영주 하나금융지주 부회장(전 하나은행장) 등에게 문책 경고 제재를 확정했다. 향후 3년간 금융권 취업이 제한되는 중징계다.
자본시장법상 문책 경고 이상 제재는 금융위 의결을 받아야 확정되지만, 금융사 지배구조법상으론 금감원장에게 전결권이 있다. 이에 제재 수위와 절차를 두고 업계를 중심으로 '금감원 권한이 지나치게 넓게 해석됐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에 대해 은 위원장은 "이런 일이 자주 발생했다면 그전에 공론화했을 텐데 자주 발생하는 일이 아니기 때문에 이렇게 오랫동안 왔다"며 "역사적 산물"이라고 언급했다. 이어 "자주 발생하는 문제면 빨리 시정 조치를 해야 하지만 당장 급한 건 아니니 생각해보겠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어떻게 하겠다는) 방향성이 내포된 건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우선 급한 건 라임 사태 해결, 코로나19 전파 피해에 대한 금융 지원, 혁신 금융"이라며 "같이 고민하고 여러 의견을 들어보겠다"고 말했다. 금감원 제재심 운영을 현행보다 투명하게 개편해야 한다는 일부 주장에 대해서는 "'이번 DLF 제재심은 (결과가) 마음에 안 드니까 바꿔야 한다'는 식으로 접근하는 건 맞지 않는다"고 일축했다.
금감원의 DLF 제재와 우리은행의 제재 불복 소송 여부 등에 대한 의견을 묻는 질문에는 언급을 피했다. 은 위원장은 "금감원 판단에 대해 일일이 코멘트하는 것은 금감원 기관 운영에 도움이 되는 것 같지 않다"며 "같이 일하는 파트너로서 공개적으로 얘기하는 건 적절하지 않다"고 했다. 연임을 앞둔 손태승 회장 거취에 대해서도 "연임은 지주사 이사회가 주주 가치 등을 보고 판단하는 것"이라며 "손 회장뿐 아니라 모든 금융지주나 행장에게도 적용된다"고 말했다.
[정주원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