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법원, '다스 실소유주는 MB' 결론…"책임 분명한데 반성없어"
입력 2020-02-19 16:13  | 수정 2020-02-26 17:05

법원이 오늘(19일) 자동차 부품업체 '다스'의 실소유주는 사실상 이명박(79) 전 대통령이라고 결론지었습니다.

이 전 대통령이 대선 후보 시절이던 2007년부터 십수 년째 이어져 온 '다스는 누구 것인가'라는 국민적 의혹에 대해 1심에 이어 2심도 같은 판단을 내린 것입니다.

이 전 대통령의 공소사실 대다수가 다스의 실소유주란 전제에서 구성된 가운데 법원은 뇌물과 횡령 등 핵심 혐의를 줄줄이 유죄로 인정하며 징역 17년을 선고했습니다.

다스 실소유주 의혹은 2007년 옛 한나라당 대선 후보 경선 과정에서부터 불거졌습니다. 이 전 대통령은 유력한 당내 대선주자였습니다.


그는 2007년 당시 이 의혹과 함께 BBK 투자사기 연루 의혹, 도곡동 땅 차명소유 의혹 등을 싸잡아 "새빨간 거짓말"이라고 반박하며 여론 검증을 통과해 대통령에 당선됐지만 재판에서 다스 실소유주로 사실상 판명받았습니다.

서울고법 형사1부(정준영 김세종 송영승 부장판사)는 이날 이 전 대통령의 항소심 선고 공판에서 "피고인과 다스가 함께 받은 뇌물 총액은 약 94억원에 달한다"고 판단했습니다.

특히 삼성이 다스의 미국 소송비를 대납한 부분 중 상당액도 뇌물로 인정했습니다. 다스와 이 전 대통령을 '한 몸'으로 봤기 때문에 가능한 판단입니다.

이와 함께 재판부는 "피고인이 오랜 기간에 걸쳐 다스의 대표이사에게 지시해 여러 방법으로 다스의 회삿돈 252억원을 횡령했다"고 밝혔습니다.

이 전 대통령이 다스의 실제 주인이었고, 이에 따른 지시 권한이 있었음을 인정한 셈입니다.

앞서 1심은 "피고인이 다스의 실소유자이고 비자금 조성을 지시했다는 사실이 넉넉히 인정된다"고 판시한 바 있습니다.


뇌물액 등이 1심보다도 늘어남에 따라 이 전 대통령은 징역 17년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됐습니다.

2심 재판부는 이 전 대통령이 "다스는 형 이상은 회장의 것"이라며 재판 내내 혐의를 부인한 부분을 지적하기도 했습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범행을 모두 부인하면서 이를 다스의 직원, 함께 일한 공무원, 삼성 직원 등의 허위진술로 돌렸다"며 "자신의 책임이 분명한 경우에도 반성하고 책임을 통감하는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는 점이 매우 안타깝다"고 말했습니다.

이 전 대통령 측은 1심 때와 달리 항소심에서 핵심 증인들을 대거 법정으로 불러 진술 신빙성과 사실관계를 뒤흔드는 전략을 택했는데, 이 같은 전략이 오히려 화가 됐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사실관계를 하나씩 따지는 과정에서 검찰은 이 전 대통령의 추가 뇌물 수수 혐의를 뒷받침하는 증거 등을 추가로 확보했습니다.

2심에서 처음 법정에 출석한 과거 측근들도 불리한 증언을 쏟아냈습니다.

김성우 전 다스 사장은 증인으로 출석해 "다스의 실소유주는 이 전 대통령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이 전 대통령의 지시로 분식회계가 시작됐다는 내용도 폭로했습니다.

이 전 대통령 측이 상고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다스는 누구 것인지'에 대한 사법부의 판단이 뒤집힐 가능성은 적다는 게 대체적 관측입니다.

상고심은 법률심 위주로 진행되고 사실관계를 다투는 것은 1, 2심에서 종료되기 때문입니다.

[MBN 온라인뉴스팀]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