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성동구에서 오늘(19일)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40번째 확진 환자가 발생한 가운데 환자가 거주한 아파트와 최초 진단이 이뤄진 한양대병원에는 오전 내내 소독 작업이 이뤄졌습니다.
확진 환자가 사는 성동구 사근동(법정동은 행당동)의 아파트에서는 오전에 구청 직원과 방역복 차림의 요원들이 방역 도구를 들고 지하실과 로비 등을 바삐 움직였습니다.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와 성동구에 따르면 이 아파트에 사는 77살 이 모 씨는 이날 새벽 코로나19 확진 환자로 판명돼 한양대병원에서 국립중앙의료원으로 격리 입원 조치됐습니다.
성동구청 관계자는 "확진 환자가 거주한 아파트 동을 비롯해 단지 내 엘리베이터와 계단 등 공용시설의 방역을 오전에 마쳤다"고 밝혔습니다.
주민들은 갑작스러운 소식에 우려를 감추지 못했습니다.
환자와 같은 아파트 주민인 한양대생 20살 이 모 씨는 "어머니가 단지 내 방송으로 확진자 소식을 듣고 가족들에게 알렸다"면서 "동네에 확진자가 없어 마음을 놓고 있었는데 아파트 같은 동에 사는 분이 감염됐다니 불안하다"고 말했습니다.
성동구 내 유치원 등 공공시설에 모두 폐쇄조치가 내려지면서 아파트 어린이집도 일주일간 긴급 휴원에 들어갔습니다. 주민 공동시설도 입장이 통제됐습니다.
대형마트에서 배송을 위해 아파트에 온 59살 정 모 씨는 "옆 동에 물건을 가져다줬는데 고객이 현관문을 안 열어주면서 문 앞에 두고 가라고 했다"며 "주문한 분이 '확진자가 나왔으니 조심하라'는 이야기를 해줘서 알았다"고 했습니다.
해당 환자가 전날 고열 등의 증세로 외래 방문한 한양대병원도 긴장을 늦추지 않았습니다.
한양대병원은 이날 오전 7시쯤 응급실을 폐쇄했고 호흡기내과는 신규 외래환자를 받지 않았다. 확진 환자가 지나간 통로는 입장 저지선을 쳐 통행을 금지했습니다.
비닐 소재의 보호 복장을 한 직원들은 병원에 들어오는 사람들 전체를 대상으로 체온과 이름, 생년월일, 행선지, 미리 작성한 문진표 등을 체크했습니다. 엘리베이터에서 사람이 내리면 즉각 체온을 재고 손 소독제를 쓰게 했습니다.
병원 안에는 드문드문 환자들이 의자에 앉아있었지만, 대기실은 대체로 비어있었습니다.
마스크를 한 환자 64살 이 모 씨는 "투석 때문에 이틀에 한 번 병원을 찾는데 이곳이 폐쇄된다면 우리는 큰일 난다"며 걱정을 감추지 못했습니다.
소화기와 심장 검사를 예약한 59살 박 모 씨는 "불안하지만 한번 연기하면 날짜를 다시 잡기까지 2∼3개월씩 걸려서 왔다"면서 "오늘 갑자기 코로나19 환자가 많이 나와 더 우려된다"고 말했습니다.
구청도 오전부터 대응에 나섰습니다. 성동구는 구 청사와 동 주민센터를 제외한 체육시설, 도서관, 복지관, 어린이집, 경로당 등 공공시설을 임시 휴관키로 했습니다. 다만 어린이집 긴급 보육은 가능합니다.
[MBN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