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보 지식인' 진중권 전 동양대학교 교수가 SNS(사회관계망서비스)에서 지적한 여권 인물들이 다가올 4·15 제21대 국회의원 총선거 때 불출마를 선언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러한 현상을 '진중권의 데스노트'라고 부르고 있다.
진 전 교수가 SNS를 통해 공개 저격한 여권 인물들로는 '세습 공천' 논란의 당사자인 문희상 국회의장 아들 문석균 씨를 시작으로 김의겸 전 청와대 대변인(부동산 투기 특혜 의혹), 정봉주 전 의원(성추행 의혹) 등이다.
진 전 교수는 지난달 11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문석균 씨는) 나이 50에 아직 아버지로부터 독립을 못하다니 한심하다"고 지적했다. 당초 문씨는 문 의장 지역구인 경기 의정부 갑에 출마하려 했으나, 지난달 22일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김 전 대변인도 진 전교수의 저격을 피해가지 못했다. 진 전 교수는 지난 1일 페이스북을 통해 "부동산 투기 해놓고 이제 와서 '환원할 테니 공천 달라'고 하면 누가 진정성이 있다고 할까"라고 꼬집었다. 당초 김 전 대변인인은 전북 군산 지역에 출마를 준비 중이었으나. 지난 3일 불출마를 선언했다.
정 전 의원도 마찬가지다. 진 전 교수는 지난 8일 페이스북을 통해 "(정 전 의원을) 공당에서 국회의원 후보로 천거하는 것은 명백히 국민에 대한 테러"라고 꼬집었다. 진 전 교수의 일침이 있던 다음날, 민주당은 곧장 '국민적 눈높이'를 운운하며 제21대 총선 출마를 준비하던 정 전 의원에 대해 예비후보 부적격 판정을 내렸다.
진 전 교수의 시선은 최근 민주당에 입당한 '조국백서추진위원' 김남국 변호사로 향하고 있다. 김 변호사는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지근거리 인사로 통하며, 같은당 소속 금태섭 의원 지역구인 서울 강서갑 지역구 출마를 선언했다. 진 전 교수는 지난 18일 페이스북을 통해 "솔직히 이제까지 어디서 뭐 하시던 분인지 모르겠다"며 "(다만)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대국민 사기극에 적극 가담하신 것으로 아는데, 그 눈엔 국민이 그런 야바위에 속아 넘어가는 바보로 보이나 보다"고 꼬집었다.
이에 익명을 요구한 야권관계자는 19일 매경닷컴과의 통화에서 "진 전 교수가 SNS에서 비판하기만 하면 여당 소속으로 출마를 하려던 유력인사들이 무너졌다"며 "조 전 장관 측근으로 불리는 김 변호사가 진 전 교수의 데스노트를 피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고 말했다.
[디지털뉴스국 우승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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