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여파로 증시 변동성이 커지자 국내주식형 펀드 설정액이 빠르게 감소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9일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들어 국내주식형 펀드(ETF 포함)에서 총 5조 3900억 원의 거금이 빠져나갔다. 이 가운데 국내증시 관련 지수에 투자하는 인덱스 펀드와 ETF에서는 각각 2조6500억, 2조1100억 원의 설정액이 감소했고 종목에 투자하는 액티브 펀드에서도 6300억 원의 자금이 빠져나갔다.
작년 하반기 이후 반도체 업황 개선 기대감에 코스피가 상승세를 이어온 가운데 코로나19 공포가 확산되자 투자자들이 급히 차익실현에 나섰다는 분석이다. 일례로 국내 첫 확진자가 나온 설 연휴 직전 한 주 동안만 국내 주식형 펀드 전체에서 9500억 원, 국내주식 ETF에서는 6600억 원 이상의 자금이 빠져나간 바 있다. 아울러 반도체 등 몇몇 업종을 제외한 국내 기업 이익전망이 시원치 않은 점도 투자자 이탈을 부추기는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코로나19가 빠르게 확산되면서 최근 한 달간 펀드 설정액 감소세가 가속화되는 양상이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최근 1개월 동안 국내주식형 펀드(ETF 포함)의 설정액은 총 4조8500억 원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20일 국내 첫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 뒤 최근 한 달 사이에 대부분의 감소세가 몰린 셈이다. 특히 최근 1주일 사이에만 1조9000억 원에 가까운 거금이 빠져나갔다.
지난달 코스피 지수가 2270선에 육박하는 높은 성과를 달성해 투자자들의 차익실현 욕구가 커진데다 비슷한 시기에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불안감이 확산되자 펀드 자금 유출이 가속화됐다는 설명이다.
[문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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