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금·김·박·조`를 보면 20년 전 `천·신·정`이 떠오른다?
입력 2020-02-19 14:36 
더불어민주당 내 개혁소장파로 불리는 (왼쪽부터) 금태섭, 김해영, 박용진, 조응천 의원. [사진 출처 = 연합뉴스]

여권 역사에서 '개혁의 아이콘'이 다시 떠오른 모양새다. 더불어민주당 내 '초선 소장파'로 불리는 금태섭·김해영·박용진·조응천 의원이 소신발언을 쏟아내며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기 때문이다. 이들의 모습은 과거 열린우리당(민주당 전신) 때 개혁파인 '천·신·정(천정배·신기남·정동영)'과 비슷하다는 게 정계 전언이다.
우선 이들은 민주당을 둘러싼 '조국 사태(조국 전 법무부 장관 가족 비리 의혹)' '문희상 국회의장 아들 공천 세습', '임미리 교수 고발' 등 구설수에 대해 소신발언을 냈다.
금 의원과 김 의원은 최근 '조국 측근'으로 불리는 김남국 변호사를 향해 일침을 가했다. 김 변호사는 조국 사태 때 불거진 검찰·언론 행태를 기록하기 위해 출범한 '조국백서추진위원회' 필자로 참여한 인물이다. 김 변호사는 민주당에 입당 후 금 의원 지역구인 서울 강서갑 지역구에 출사표를 낸 상황이기도 하다.
김 의원은 19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 때 "'청년 정치'라는 말이 최근에 자주 등장하고 있다"며 "김 변호사도 정치의 영역에서 청년을 언급했으나 청년 정치에서 생물학적 나이보다 더 중요한 것은 청년 정신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김 변호사도 스스로 정치의 영역에서 청년의 정신을 실현해왔는지 되물어보시기를 권한다"고 부연했다.

금 의원은 지난 18일 국회에서 열린 당 의원총회 전 취재진과 만나 "'조국수호 총선'으로 (다가올 총선을) 치를 순 없다"며 "'조국수호'가 이슈화되는 선거는 미래를 바라보는 선거가 아니다"라고 심정을 밝혔다.
박 의원은 19일 '당에서 발생한 논란에 대한 입장문'을 통해 "정봉주, 김의겸, 문석균에 대한 부정적인 민심을 절감하고 잘 작동했던 당의 균형감각이 왜 깁자기 흔들리는지 모르겠다"고 주장했다. 이어 "민주당은 언제나 국민의 민심을 살피고 포용해 온 정당임을 결코 잊어서는 안 될 것"이라며 "행여나 국민들에게 오만과 독선, 아집으로 비춰질 수 있는 일은 용납돼선 안 된다"고도 했다.
조 의원 역시 작년 발생한 조국 사태 때 "조국 사퇴가 올바른 처신"이라고 쓴소리를 내 금 의원과 함께 '소신형제'로 불린다.
익명을 요구한 여권관계자는 19일 매경닷컴과의 통화에서 "흔히들 민주당 내 초선 의원들 중에서 금 의원과 조 의원은 조국 사태 및 공수처법과 관련해 소신발언을, 김 의원은 문 의장 아들 공천 세습과 관련해 소신발언을, 박 의원은 당의 임미리 교수 고발과 관련해 소신발언을 각각 해 개혁소장파 이미지가 강하지 않나"라며 "이러한 이들의 모습은 과거 열린우리당의 천·신·정 이미지를 보여주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천·신·정은 지난 16·17대 국회 때 개혁소장파로 현 여권을 주름잡던 천정배 대안신당 의원과 신기남 전 의원, 정동영 민주평화당 대표를 각각 뜻한다. 이들은 과거 당의 '정풍운동'을 주도했고, 2003년 열린우리당 창당을 주도했다. 하지만 현재 그들의 정치 행보를 살펴보면 모두 현 여권을 나와 각자의 길을 걷고 있다.
[디지털뉴스국 우승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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