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대학, 中유학생 관리에 골머리…"기숙사 수용 여건 안 된다"
입력 2020-02-19 10:16 
[사진 출처 = 연합뉴스]

코로나19가 확산하는 가운데 서울 주요 대학 대부분이 중국인 유학생 전원을 수용할 기숙사가 부족한 것으로 확인됐다. 서울에서만 기숙사 입실을 못하는 중국인 유학생은 최소 1만4000명에 달한다.
19일 한국교육개발원 교육통계 '고등교육기관 국가별·학교별 외국인 유학생 현황'에 따르면 지난 2019년 4월 기준으로 총 17개 대학에 각 1000명 이상의 중국인 유학생이 다니고 있다. 특히 경희대(3839명), 성균관대(3330명), 중앙대(3199명)의 경우 3000명이 넘는 중국인 유학생이 재학 중이다.
한양대(2949명), 고려대(2833명), 동국대(2286명), 건국대(2284명), 국민대(2059명) 다섯 곳은 중국인 유학생이 2000명 대였으며, 한국외대(1810명), 연세대(1772명), 홍익대(1694명), 상명대(1375명), 숭실대(1349명), 우송대(1315명), 이화여대(1304명), 단국대(1139명), 서강대(1129명) 순으로 중국인 유학생이 많았다.
한국대학교육협의회 대학정보공시센터의 '대학알리미' 사이트에서는 각 대학의 기숙사 방 수를 확인할 수 있다.

이를 이용해 연합뉴스가 자체 분석한 결과에 보면, 중국인 유학생이 1000명 이상인 17개 대학 중 연세대와 이화여대를 제외한 15곳(88.2%)이 기숙사 방 수가 중국인 유학생 수보다 적은 것으로 조사됐다.
앞서 교육부는 중국인 유학생이 원할 경우 교내 기숙사에 수용하고 '1인 1실 배정'을 원칙으로 하라고 대학에 안내한 바 있다.
하지만 대학들은 교육부 가이드라인을 지키기가 어려운 실정이다.
기숙사가 가장 모자란 대학은 한양대였다. 한양대에는 기숙사 방이 1015개 있지만 2949명의 중국인 유학생이 재학 중이기에 1934명은 수용 불가능하다.
아울러 중앙대는 약 1900명, 고려대·동국대·국민대는 약 1500명의 중국인 유학생을 수용할 수 없다.
다른 학교도 사정은 비슷하다.
대부분의 학교가 기숙사 방이 중국인 유학생 숫자보다 수백 개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인 유학생이 1000명 이상인 서울 소재 대학 15곳의 기숙사 방 부족분을 모두 더해보면 약 1만4000명은 수용하지 못한다는 결과가 나온다.
여기에 중국인 유학생이 1000명 미만인 나머지 서울 소재 대학들 통계를 합치면 기숙사 바깥에 거주하게 될 것으로 예상되는 중국인 유학생 숫자는 더 늘어난다.
대학들이 기숙사 시설 전체를 유학생 격리 공간으로 활용하는 것도 아니다.
서울 시내 대부분의 대학은 기숙사의 일부 동만 격리 공간으로 활용할 방침이다.
지방에서 온 우리나라 학생을 수용할 공간도 필요하기 때문이다.
대학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각 대학 관리 책임으로 떠넘기지 말고, 지방자치단체 보유 시설을 중국인 유학생 임시 거처로 활용할 수 있도록 정부가 더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 이어진다.
한 대학 관계자는 "중국인 유학생 입국이 점점 늘어나는 만큼 정부가 빨리 나서서 지자체 시설에 수용할 준비를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디지털뉴스국 김지원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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