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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푸라기라도’ 김용훈 감독, 지독한 욕망 그리다 [M+신미래의 무용담]
입력 2020-02-19 07:01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 전도연, 정우성 등 사진=메가박스중앙㈜플러스엠
신미래 기자의 무비(MOVIE, 영화)에 대한 용감한 이야기(談)로, 영화에 대해 심층적으로 살펴보려는 시간을 가져보려고 합니다. 무용담에는 주관적인 생각과 스포일러가 담겨 있습니다. <편집자주>

김용훈 감독이 그린 욕망은 어떨까. 인간성은 바닥까지 내치는 짐승 같은 인간들을 바라보는 그의 시각은 매우 냉철했다. 인간의 욕망을 다양하게 그려냄으로써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의 서스펜스를 완성시켰다. 하지만 작은 빈틈으로 깊은 여운을 남기지 못한 아쉬움이 자리했다.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감독 김용훈)에서는 인생 마지막 기회인 돈 가방을 차지하기 위해 최악의 한탕을 계획하는 평범한 인간들의 범죄극이다.

김용훈 감독은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에서 다양한 인물들을 통해 사람들의 욕망을 그려냈다. 치열함을 넘어서 절박한 심정으로 살아가는 인간, 돈에 얽매여 사는 삶 속 타락된 인간성을 갖고 있는 인간, 또 지친 현실에서 벗어나고자 그릇된 행동을 하고 빠져나올 수 없는 수렁에 빠진 인간 등을 통해 인간들의 물질적인 욕망 되짚었다.

김 감독은 인물을 집요하게 쫓기보단 방치해놓았다. 한 인물을 시선으로 극을 이끌어가지 않고 각기 다른 상황에 놓인 다양한 인물들을 풀어놓고 인간의 욕망을 그려냈다. 이로 인한 캐릭터 서사의 부족한 부분을 메우기 위해 인물 관계 간의 매듭을 잘 묶어 놨다. 또한 인물 관계 안에 키(KEY)를 숨겨둔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은 이야기 구조를 한 번 비틀면서 어긋나있는 퍼즐을 맞추게 해 극적 긴장감을 자아내기도 했다.


김 감독은 전체적인 서스펜스를 위해 빠른 호흡을 유지하려고 했다. 6개의 플롯을 나눈 것도 이 때문이다. 또한 그는 인간의 욕망을 그린다는 매혹적인 이야기와 빠른 전개로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 인물 서사의 미흡한 점을 가려냈다.

이처럼 김 감독이 그린 욕망은 짙은 향기를 뿜어냈다. 다만 아쉬운 점은 여운은 없었다는 것이다. 이에 가장 큰 이유는 바로 인물의 서사가 약했기 때문. 영화 안에는 전도연, 정우성, 배성우, 정만식, 신현빈, 정가람 등 많은 인물들이 등장한다. 이 모든 인물들의 행동을 러닝타임 108분 안에 모두 설명할 수 없을뿐더러 극적인 장면을 삽입하기 위해서는 개인의 서사를 집어넣을 수 없었다. 이야기가 집약되지 않는 것은 아니지만 그들이 만들어낸 전체적인 그림에 대한 여운을 느끼기에는 어려움이 있었다.

첫 상업영화인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를 통해 인간의 욕망에 대한 다양한 고찰을 그려낸 김용훈 감독, 관객에게 이야깃거리를 줬다는 점만으로도 성공적인 첫 발을 뗀 것과 다름 없다.

MBN스타 대중문화부 신미래 기자 shinmirae93@mkcultur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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