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폐지값 하락에…한솔제지, 올 영업익 30%↑
입력 2020-02-18 17:56  | 수정 2020-02-18 19:56
한철규 사장
중국의 친환경 정책으로 인해 국내 폐지값이 떨어지면서 한솔제지 실적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한솔제지의 주력사업 중 하나인 포장지의 원자재인 폐지 가격이 하향세를 유지하면서 영업이익 증가가 기대되기 때문이다.
한솔제지는 인쇄용지, 산업용지, 특수지 등 3개 사업 부문을 보유한 국내 최대 종합 제지기업이다. 한솔제지의 실적 개선 중심에 서 있는 것은 산업용지 부문이다.
긍정적인 점은 중국이 폐지 반입을 중단하는 등 친환경 정책으로 인해 백판지 원료인 국내 폐지 가격이 낮은 수준에서 안정화되고 있다는 점이다. 유경하 DB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2018년 중국 폐지 반입 중단 조치 후 국내 폐지(OCC) 가격은 60% 이상 하락했다"며 "중국의 시장 이탈로 글로벌 폐지 가격이 내려가면서 수입 폐지의 유입은 급증하고 국산 폐지 수출은 감소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DB금융투자에 따르면 2018년 별도 기준 인쇄용지, 산업용지, 특수지의 매출 비중은 각각 38.9%, 28.8%, 29.9%로 크게 차이가 없다. 하지만 같은 해 영업이익에서 산업용지가 차지하는 비율은 약 73%에 달할 정도로 영업이익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인쇄용지 등에 비해 경쟁이 심하지 않은 것도 장점이다. 유경하 애널리스트는 "산업용지는 한솔제지, 깨끗한나라를 비롯한 5개사가 전체 시장을 분점하고 있어 상대적으로 경쟁강도가 낮다"며 "엄격한 환경규제와 지역사회의 기피로 설비 신·증설이 어려우며, 판매단가가 낮은 만큼 운송비용 부담이 높아 수입품의 시장 침투도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작년 좋지 않았던 인쇄용지와 특수지 사업 부문 실적도 올해는 회복될 것으로 보인다. 미·중 무역합의 진전에 따른 글로벌 경기 회복이 예상되면서 인쇄용지·특수지 부문의 경우 향후 펄프 등 국제 원재료 가격이 상승할 것이란 전망에 따라 선제적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제지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제지펄프 산업 사이클상 상승세가 예상돼 제품 수요도 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올 4월 총선으로 인한 인쇄물 특수 역시 한솔제지에는 호재다. 4·15 총선 후보 설명을 위해 가정마다 배달되는 인쇄물이 있고 이는 인쇄용지 사업 부문의 매출 증대로 이어질 수 있다.
카드 영수증, 은행 대기번호표 등에 사용되는 감열지 등을 생산하는 특수지 부문 역시 작년 실적 쇼크에서 벗어날 전망이다. 지난해 1~3분기 특수용지 부문 영업이익률은 전년 동기 10.4%에서 3.7%로 크게 하락했다. 2018년 중국 환경규제 강화로 촉발됐던 감열염료 공급쇼크가 누그러지면서 급격한 재고조정이 이뤄진 영향이다. 이에 따라 실적 역시 올해 대폭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증권은 한솔제지가 올해 별도 기준으로 매출액 1조6480억원, 영업이익 1220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작년에 비해 매출액은 0.5% 증가로 거의 변동이 없지만 영업이익의 경우 약 31%나 급증한 수치다. DB금융투자는 올해 1300억원 이상의 영업이익을 올릴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중국의 환경정책 변화나 국내 제지업체들의 극심한 경쟁은 여전히 위험 요소로 남아 있다.
유경하 애널리스트는 "중국의 폐지 수입 재개와 국내 폐지 가격 반등 가능성, 유럽연합(EU)의 중량 감열지 반덤핑 조사, 국내 인쇄용지 시장의 경쟁 지속 등이 위험 요인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우제윤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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