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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톡톡! 부동산] `기생충`숟가락 얹는 서울시…갑자기 반지하 지원
입력 2020-02-18 17:46  | 수정 2020-02-19 10:33
서울시가 영화 '기생충'에서 부각된 열악한 반지하 주거 환경에 대한 지원을 늘린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제습기나 환풍기 등 추가 비용이 들어가는 반지하 지원에 예산 증액도 없이 발표만 서둘러 영화의 인기에 편승하는 생색내기란 비판이 제기된다.
서울시는 한국에너지재단과 함께 올해 반지하에 거주하는 저소득층 1500가구 이상에 단열·냉방 등의 맞춤형 집수리 공사를 지원한다고 18일 밝혔다. 그러나 희망의 집수리 사업 예산에 포함되는 반지하 지원의 우선순위만 변경한 것일 뿐 달라지는 건 없다. 반지하 지원이 늘어나면 다른 희망의 집수리 사업 지원은 줄어드는 제로섬 구조이기 때문이다.
우선 서울시는 희망의 집수리 사업 900가구 중에서 반지하 가구 지원 비중을 기존 30%(270여 가구)에서 확대할 계획이다. 서울시 측은 올해 지원하는 900여 가구 중에서 반지하 400여 가구(45%)가 신청할 것으로 예상하고, 초과 신청 시에도 반지하 가구를 최우선 지원할 계획이다.
서울시는 지난해 반지하 가구 실태조사 결과, 현장에서 제습기·환풍기·창문가림막·화재경보기 등에 대한 요구가 많아 지원 항목에 추가했다고 설명했다. 기존 서울시 지원은 도배·장판·단열·방수 등 9가지였다.

작년까지는 서울시와 한국에너지재단이 따로 집수리 지원을 진행했다. 서울시는 희망의 집수리 사업으로 가구당 최대 120만원을, 한국에너지재단은 에너지 효율 개선 사업으로 가구당 최대 200만원을 지원했다. 이번에 두 기관이 손잡으며 중복 지원이 가능해졌고 가구당 최대 320만원까지 받는다. 두 기관은 '반지하 가구 지원 대책' 추진을 위한 협약식도 체결할 예정이다.
서울시는 3월부터 기준중위소득 60% 이하에 해당하는 가구를 대상으로 자치구를 통해 지원 신청을 받을 예정이다. 그러나 문제는 지원하는 반지하 가구는 증가하는 데 반해 예산은 전혀 늘지 않았다는 점이다.
지원대상인 반지하 1500가구 중 실제 서울시가 지원하는 가구 수는 400가구에 그치는 것도 문제다.
한국에너지재단에서 자체적으로 지원하는 가구 수가 1100가구로 월등히 많고 지난해 사업 예산도 73억원(서울 투입 냉방지원예산 한정)으로 서울시 예산(약 11억1500만원)의 5배에 달한다.
[이축복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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