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수·용·성 비교하니 싸보이네"…강남 재건축 급매 다 팔렸다
입력 2020-02-18 16:02  | 수정 2020-02-18 16:56

강남 재건축 매물이 급매 위주로 소진되면서 12·16 대책 이전 호가를 회복하고 있다. 마포 등 다른 지역과 격차가 줄어들면서 강남 진입을 시도하는 갈아타기족이 늘어난데다 수용성(수원·용산·성남) 등 과열된 수도권에 비해 가격이 착해보이는 일종의 '착시 현상'이 매수 심리 회복을 이끌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18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이달들어 강남 대표 재건축 잠실주공5단지가 10여건 거래됐다. 아직 국토부 실거래가 시스템에 등재되진 않았지만 중개업소 등을 통해 알려진 실거래가는 전용 76㎡ 기준 18억~19억원대 선이다.
이는 12·16대책 발표 이전 가격에 비해 2억~2억5000만원 가량 떨어진 수준이다. 저가 급매물이 소진되면서 최근 호가는 대책 발표 전과 비슷한 21억~21억5000만원대 수준을 회복했다.
강남구 은마아파트도 최근 급매물 위주로 계약 성사가 잇따르고 있다. 이 아파트는 전용 76㎡ 급매물이 전고점 대비 2억5000만원 정도 떨어진 19억3000만~19억5000만원 선에서 거래되고 있다. 이외에도 개포1단지 재건축은 전용 58㎡ 기준 호가가 24억원대까지 떨어졌다가 최근 분양가상한제 회피가 유력해지면서 26억원대로 호가가 다시 올라온 상황이다.

인근 공인중개업자는 "시세가 2억원 넘게 떨어지면서 살 때가 됐다고 보는 손님들 문의가 늘어나는 추세"라며 "이 정도 금액대를 구매하는 사람들은 대개 현금으로 매수하기 때문에 대출 규제는 별로 상관이 없다"고 설명했다.
아직 전체 거래량은 미미한 수준이고 한국감정원 기준 시세도 하락세이기 때문에 강남 재건축 시장이 반등한다고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 다만 풍선효과로 '수용성'으로 대표되는 경기 남부에 이상과열 현상이 나타나면서 상대적으로 강남 재건축 가격이 저평가돼 보이는 상황이 매수 심리에 영향을 주고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용인 수지에 위치한 '성복역 롯데캐슬 골드타운'은 전용 84㎡ 기준 호가가 14억원대(실거래는 11억원대)까지 올라왔다. 수원 광교신도시에 있는 '자연앤힐스테이트'도 호가가 13억원대(실거래 12억원대)에 달한다. 이처럼 수용성 시세가 15억원대에 근접하면서 '20억원도 안되는' 강남 재건축 가격이 상대적으로 저렴해 보이는 '착시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강남과 서울 내 다른 지역과의 시세 간극이 좁혀지면서 강남 진입을 시도하는 '갈아타기족'이 늘고 있는 것도 매수세를 되살리고 있는 요인이다. 예를들어 송파구 잠실동 '리센츠'는 전용 84㎡ 매물이 전고점보다 2억원 가량 떨어져 지난달 18억9700만원에 거래됐다.
반면 마포구 아현동 '마포래미안푸르지오4단지'는 같은 면적이 지난달 16억5000만원에 거래돼 신고가를 갈아치웠다. 지난해 9월경만 해도 5억원 정도였던 마포와 잠실 간극이 불과 2억원 가량으로 줄어든 것이다.
이에 따라 이번 기회에 강남 진출을 노리는 마포 주민들의 문의전화가 잠실 중개업소에 빗발치고 있다. 잠실 인근 공인중개업자는 "살던 아파트를 팔고 현금을 보태 잠실로 이사하려는 마포 손님들 문의가 요즘 가장 많다"며 "마포도 유망한 지역이지만 자녀가 있는 경우 학군을 고려해 이번 기회에 강남에 진입하려는 것 같다"고 말했다.
장재현 리얼투데이 리서치본부장은 "대책의 효과가 누그러들면 장기적으로 강남 시세가 회복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현재 시세가 저점이라는 판단 하에 강남 진입을 시도하는 수요가 많아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정지성 기자 / 박윤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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