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수요가 폭증하자 무자료 현금거래로 폭리를 취한 마스크 유통·판매업자 11명이 세무조사를 받습니다.
강좌당 수백만 원의 수강·컨설팅료를 받는 사교육업자들, 공직 이력을 악용해 막대한 수입을 얻는 '전관특혜' 전문직 등도 세무 당국의 칼날 앞에 서게 됩니다.
국세청은 편법·지능적인 탈세 혐의자 138명에 대한 세무조사에 착수했다고 오늘(18일) 밝혔습니다.
대상자에는 마스크 매점매석 등으로 시장 질서를 어지럽힌 의약외품 유통·판매업자 11명이 포함됐습니다.
의약외품 도매업자 A 씨는 최근 코로나19 사태 이후 사주 일가 명의 위장업체를 통해 원가 10억원(400원/개)의 마스크 230만개를 매점매석했습니다. 이후 차명계좌를 이용한 현금조건부 무자료 거래로 1개당 1천300원(정상판매가 700원)씩 비싸게 팔아 약 13억원 상당의 폭리를 취한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정부합동 단속반이 마스크 매점매석 단속을 벌이는 가운데 공정거래위원회가 재고가 있는데도 '품절'로 속인 후 가격을 올려 재판매한 온라인판매업자 3명을 적발한 데 이어 세정당국이 즉시 세무조사에 나서는 등 정부가 마스크 가격 안정에 전방위적으로 나서는 모습입니다.
또 드라마 '스카이캐슬'에서 묘사된 것처럼 한 강좌당 수 백만원에 이르는 입시 컨설팅, 고액 과외로 부모 재력에 좌우되는 교육 불평등을 조장하면서 세금도 제대로 내지 않는 사교육 사업자 35명도 조사를 받습니다.
"다수의 명문대 합격생을 배출했다"는 입소문을 타고 강남 일대에서 유명해진 입시전문 컨설턴트 B 씨는 점조직 형태로 개인 블로그 비밀댓글을 통해 선착순 입금을 받아 소그룹 회원을 모집했습니다.
B 씨는 회원들에게 강좌당 500만원 이상의 고액 입시·교육 컨설팅을 진행했지만, 소득을 거의 신고하지 않고 탈루한 소득으로 배우자 명의의 20억 상당 강남 소재 아파트를 취득했습니다.
이와 함께 고위 공직자로 퇴직한 뒤 이 경력을 바탕으로 많은 수입을 올리면서도 정당한 세 부담을 회피한 변호사·회계사·변리사·관세사 등 이른바 '전관특혜' 전문직 28명도 포함됐습니다.
법인 대표 C 씨의 경우 다양한 분야의 고위직·유명인 전관 변호사·세무사 등 수십 명을 지속적으로 영입해 이들의 퇴직 직전 기관에 대한 사적 관계와 영향력을 이용하면서 공식 소송사건 외 사건수수료(전화 변론, 교제 주선 등)를 신고하지 않았습니다.
전관 출신 전문직 대표 D 씨는 증빙을 요구하지 않는 일반인 관련 매출액을 누락 신고하고, 자신이 설립한 페이퍼컴퍼니(사주 지분 100%)로부터 허위 세금계산서(10억원 상당)를 받는 방법으로 거짓 경비를 창출해 소득세를 탈루하고 탈루한 자금으로 강남 일대 다수의 고가 아파트(전체 70억 상당)를 매입했습니다.
이 밖에 전주(錢主)가 의사 명의를 빌려 건강보험급여를 불법으로 받아온 사무장 병원 등 편법탈세 혐의자 34명, 대부업자 등 국민생활 침해 관련 탈세혐의자 30명도 강도 높은 세무조사를 받습니다.
국세청은 이들 탈세 혐의자 본인뿐 아니라 가족 등 관련인의 재산형성 과정, 편법증여 혐의 등까지 조사하고 탈루 자금흐름을 역추적할 계획입니다.
이 과정에서 차명계좌 이용, 이중장부 작성 등 고의적 세금 포탈 혐의가 확인되면 검찰에 고발하고, 마스크 매점매석 등 탈루 이외 위법 사항을 관련 기관에 통보해 벌금과 과태료를 물게 할 방침입니다.
임광현 국세청 조사국장은 "반사회적 탈세 행위로 얻은 이익을 철저히 환수할 것"이라며 "앞으로도 전관 특혜, 고액입시, 마스크 매점매석 등 특권과 반칙을 통한 불공정 탈세 행위에 대해 계속 강력하게 대응하겠다"고 밝혔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