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서 우익 성향 매체로 분류되는 산케이 신문이 오늘(18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대응과 관련해 아베 신조 총리의 일본 정부가 문재인 대통령의 한국 정부로부터 배워야 한다는 취지의 칼럼을 게재했습니다.
이 신문의 구로다 가쓰히로 서울 주재 객원논설위원은 '모든 재난은 인재다'라는 제목의 칼럼에서 한국은 지금까지 코로나19를 막는 데 성공하고 있다고 글을 시작했습니다.
구로다 위원은 구체적인 수치로 설명하지 않았지만 한국의 확진자가 30명(어제 기준)으로 억제되고 있는 반면 일본에선 감염 경로를 알 수 없는 환자가 속출하는 상황을 맞은 것을 염두에 두고 글을 쓴 것으로 보입니다.
지난 3일부터 요코하마항에 선상 격리된 채 검역을 받고 있는 대형 크루즈선 '다이아몬드 프린세스' 내 감염자 454명을 포함할 경우 일본 내 전체 감염자 수는 어제(17일) 기준 현재 520명입니다.
산케이신문 서울지국장을 지내면서 위안부와 독도 문제에 대해 거침없는 극우 발언을 했던 구로다 위원은 사업, 관광 등을 통한 교류와 한국계 중국인, 유학생 등의 왕래로 한국의 중국 접촉이 일본보다 훨씬 많은 점을 들면서 한국이 코로나19 대응에서 잘하고 있는 것이라고 평가했습니다.
구로다 위원은 거국적인 대응의 한 사례로 TV와 신문 등의 매체들이 매일 코로나19에 대한 경계심을 높이는 데 보도 내용의 절반 이상을 할애하는 점을 꼽았습니다.
TV는 매시간 예방책을 방송하고 전동차나 버스 안에서는 마스크 착용, 손 씻기, 기침할 때의 에티켓 등 예방행동수칙을 안내하는 내용이 계속 흘러나온다는 것입니다.
그는 지하철이나 버스뿐만 아니라 심지어 거리의 현수막이나 아파트 엘리베이터 등 가는 곳마다 코로나19 예방행동수칙을 볼 수 있다고 했습니다.
구로다 위원은 지하철에서는 승객의 80~90%가 마스크를 쓰고 있고, 마스크 착용을 싫어하는 자신에게 쏠리는 시선은 '비국민'(매국노)으로 내몰릴 정도로 차갑다고 언급했습니다.
구로다 위원은 또 문재인 정부가 이번 사태를 잘 수습해야 올 4월 총선에서 여당이 지지를 얻을 수 있다는 정치적 절박감이 대응을 잘하게 하는 배경이 되고 있다면서 세월호 침몰 사고도 거론했습니다.
그러면서 한국인들은 '모든 재난이 인재'이고 인재의 가장 큰 원인은 정치라고 생각한다며 한국에선 전통적으로 극심한 자연재해가 발생했을 때 '임금(지도자)'의 덕을 문제 삼는 일이 자주 있었다고 지적했습니다.
구로다 위원은 결론적으로 "이것은 남의 일이 아니다"라며 "지금은 아베 정부가 문재인 정부로부터 배우지 않으면 안 될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