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보리스 존슨 총리실의 한 참모가 과거 자신의 인종비하 등 발언이 논란이 돼 현지시간으로 어제(17일) 밤 사임했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보도했습니다.
그러나 발언 당사자 앤드루 사비스키의 발탁 배경을 둘러싸고 존슨 총리에게 입장 표명 요구가 커지며 후폭풍이 일고 있습니다.
사비스키는 트위터에서 "과거 내 발언을 두고 언론의 과잉 반응이 광적인 수준에 달했다"며 "그러나 나 때문에 정부 업무가 방해를 받아서는 안 되기 때문에 '계약자'로의 역할을 그만두겠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총리실에서 저보다 훌륭한 지정학 전문가를 채용하기를 바란다"며 "언론은 발췌 보도 행태를 버려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압박에 밀려 사임하면서도 자신의 발언을 성찰하기보다는 언론을 공격하고, 자신을 발탁한 '실세' 도미닉 커밍스 수석보좌관을 향해 "그 모든 게시물을 지웠어야 했는데 (그렇지 않아서) 미안하다"고 썼습니다.
앞서 사비스키는 존슨 총리의 수석보좌관 커밍스가 격식 파괴 차원에서 발탁했지만, 과거 흑인에 대한 발언이 알려지면서 인사에 대한 비판이 쇄도했습니다.
그는 과거 '흑인은 평균적으로 지능이 낮다', '여성 스포츠는 남성 스포츠보다는 오히려 패럴림픽에 견줄 만하다', '영구적인 최하층 계층을 생산하는, 계획하지 않은 임신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사춘기 시작부터 장기적인 피임을 법적으로 강제해야 한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자질 문제가 불거지는 와중에도 총리실은 임명을 고수했지만, 결국 사비스키는 자진 사퇴 형식으로 물러났습니다.
앞서 총리실 대변인은 존슨 총리가 사비스키 보좌관과 같은 견해를 가지고 있는지를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총리의 견해는 잘 알려져 있으며, 문서로도 기록돼 있다"고 구체적 답변을 거부했습니다.
사비스키 사임으로 존슨 총리의 가장 강력한 측근인 커밍스 보좌관도 타격을 받게 됐다고 가디언이 전망했습니다.
사비스키는 '슈퍼 예측자'로 자칭했으며, 커밍스 보좌관이 추진하는 특별 프로젝트 수행을 위해 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노동당 이언 레이버리 의장은 "사비스키가 사임한 것은 옳은 일이지만 애초에 임명돼서는 안 될 사람이었다"라며 "존슨 총리는 사비스키 채용 경위에 대해 해명하고, 그의 비도덕적인 견해에 동의하는 밝혀야 한다"고 촉구했습니다.
집권 보수당 내부에서도 여성평등위원회 위원장인 캐롤린 노크 의원은 "총리실이 사비스키에 대한 해명을 왜 거부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며 "사비스키에 대해 전혀 모르지만, 그의 생각을 보면 정부에 있을 수 없는 사람"이라고 비판했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