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갈팡질팡 HUG…둔촌주공 분양가 3천만원 넘나
입력 2020-02-17 17:27  | 수정 2020-02-17 19:08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분양가를 당초 2600만원 고수하다 최근 조합과 협의 과정에서 인상할 조짐을 보이고 있는 둔촌주공 단지 전경. [매경 DB]
올해 재건축 최대어로 꼽히는 서울 강동구 둔촌주공 아파트 분양가가 3.3㎡당 3000만원을 넘을지 주목된다.
일단 조합 측은 3.3㎡당 3550만원대를 원하고 있지만 주택도시보증공사(HUG) 측이 3.3㎡당 3000만원대를 책정한 것으로 알려져 양측 간 간격을 좁히기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17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HUG와 둔촌주공 재건축 조합 측은 최근 분양가 협상을 시작했지만 아직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조합은 HUG에 일반 분양가 3550만원을 요구하고 있지만 HUG에서 책정한 분양가는 여기에 미치지 못하는 3000만원가량인 것으로 알려졌다. 사실 3000만원도 당초 강경했던 HUG 측 주장에 비해선 많이 후퇴한 것이다.
분양가를 심의하는 HUG는 애초 이 단지 분양가를 3.3㎡당 2600만원 선으로 책정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최근 총선을 앞두고 갑자기 새로운 분양가 심사 기준을 반영하겠다고 발표하며 사실상 분양가 인상 의지를 밝혔다. HUG는 지난 7일 분양 단지가 비교 단지보다 입지 조건, 가구 수, 브랜드 등에서 높은 점수를 받으면 분양가에 이를 반영해 상향 조정할 수 있도록 고분양가 심사 기준을 개선했다.

하지만 조합은 HUG가 새로 제시한 분양가 3000만원에 대해서도 불만을 제기하고 있다. 주변 시세, 최근 분양 단지와 비교해 분양가가 여전히 턱없이 낮다는 이유에서다. 특히 HUG 측 새 기준은 여전히 지역별 땅값 격차를 반영하지 못해 '형평성' 논란은 이어질 전망이다.
지난해 초 분양한 광진구 'e편한세상 광진그랜드파크'는 3.3㎡당 3370만원에 분양했다. 올해 기준 이 단지 개별공시지가는 ㎡당 492만원으로 둔촌주공(825만원)과 비교해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조합은 땅값이 두 배가량 높은 둔촌주공에 광진그랜드파크보다 더 낮은 분양가를 책정한 것은 형평성에 어긋난다고 주장하고 있다. 실제 둔촌주공 조합원들은 단지 규모와 입지를 고려해 강동구 내 분양 단지가 아닌 9510가구에 달하는 송파구 헬리오시티(2018년 11월 입주)와 파크리오(2008년 8월 입주, 6864가구) 등과 비교해 주기를 원하고 있다. 일부 조합원은 3.3㎡당 3550만원보다 일반 분양가를 더 높여 4000만원대로 HUG와 협상할 것을 조합 측에 요구하고 있다.
한 조합원은 "송파구와 강동구 대단지 아파트는 3.3㎡당 4000만원을 웃도는 상황"이라며 "둔촌주공이 지하철 5호선 둔촌동역을 끼고 있는 초역세권 단지인 만큼 3.3㎡당 3550만원도 많이 저렴한 수준"이라고 주장했다.
조합과 HUG 간 일반 분양가 협상이 길어지면 오는 4월 말로 예정된 분양가 상한제 적용을 피할 수 있을지도 관건이다. 일부 조합원들은 분양가 협의가 제대로 안 되면 손해를 감수하고라도 후분양을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상황이다. 총 1만2032가구 규모인 이 아파트는 일반 분양만 4786가구에 달해 단군 이래 최대 재건축 단지로 불린다. 현대건설, HDC현대산업개발, 대우건설, 롯데건설이 시공을 맡았다.
최찬성 둔촌주공 조합장은 "조합에서 책정한 3.3㎡당 3550만원 이하로는 분양가를 받아들이기 어렵다"며 "HUG 측과 최선을 다해 협상을 진행해 꼭 원하는 분양가를 관철할 것"이라고 말했다.
HUG 관계자는 분양가 협상과 관련해 "분양가는 분양보증서가 발급되기 전에 밝히기 어렵다"며 "내부 기준이 변경되면서 둔촌주공에 과거 기준보다는 올라간 분양가가 적용되는 것은 맞는다"고 말했다.
[손동우 기자 / 정지성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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