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문제가 되고 있는 코로나19 사태처럼 2010년 이후 다양한 질병의 발병이 확산되고 있는 추세다. 이러한 감염병의 위험에 대비하기 위해 지수형보험 개발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보험연구원이 16일 내놓은 '감염병리스크 대비 보험상품 개발 필요' 보고서에 따르면 의료기술 발전과 방역체계 강화에도 불구하고 감염병 발생 빈도와 감염병 위험에 대한 경제적 민감도가 증가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국가간 이동증가와 도시화·인구밀도 증가, 사람과 동물간 접촉 증가, 기후변화, 국가간 교육 증가 등으로 인해 감염병 발생 빈도나 손실 비용이 더욱 늘어나는 상황이다. 세계보건기구 산하 GPMB에 따르면 1918년 당시 전 세계 인구의 2.8%인 5000만명이 사망한 스페인 독감과 유사한 수준의 감염이 지금 발생한다면 8000만명이 죽고 세계 국내총생산(GDP)은 5% 감소할 것으로 예상됐다.
송윤아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감염병이 확산되면 감염·치료·격리 등에 따른 인적 손실과 함께 경제 주체들의 불안심리로 인한 경제 활동 위축과 글로벌 공급망 실패에 따른 경제적 손실이 일어나고 있다"며 "감염병으로 인한 경제적 손실 규모는 기후변화와 유사한 수준일 정도로 크다"고 말했다.
주요 재해별 손실 규모를 보면 기후변화는 세계 GDP의 0.2~2%, 자연재해는 세계 GDP의 0.3~0.5%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감염병 또한 매해 70만명이 사망하면서 손실 규모는 전세계 GDP의 0.7%를 차지할 것으로 추정된다. 우리나라도 2009년 신종 인플루엔자, 2015년 메르스에 이어 올해 코로나19까지 감염병으로 인한 경제적 피해액이 점점 커지는 추세다.
감염병 창궐이 반복되면서 보험업계에서는 관련 보험상품 개발이 필요하다는 인식이 생기고 있다. 민간보험사들은 그동안 감염병과 관련해서는 발생 가능성이 낮지만 사고 발생시 손실규모가 크고 피해액 산출이 어려워 보험상품을 내놓기를 꺼려왔다. 송윤아 연구위원은 "최근 관광과 항공 등 감염병 민간산업을 대상으로 전염병 지수형보험 개발이 논의되고 있다"고 말했다.
지수형보험은 감염병으로 인해 실제로 발생한 손실금액이 아닌 일정기간 동안 감염된 사람의 수 등의 객관적 지표에 따라 보상 여부와 금액이 결정되는 보험상품이다. 우리나라에서는 기상청과 보험업계가 기후 예측의 불확실성으로 인한 기업의 손실을 보장하기 위해 날씨 민감산업을 대상으로 날씨변화에 따른 손실액을 보상하는 지수형보험을 개발한 바 있다.
[이승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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