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中 계속 때리는 트럼프…이번엔 항공기엔진 수출 제한
입력 2020-02-16 11:41  | 수정 2020-02-16 11:43
중국 국영기업이 개발 중인 첫 민항기인 C919 [사진 = 연합뉴스]

미국 정부가 IT 부문의 중국 화웨이 추가 제재를 벼르는 데 이어 제조업 부문의 대중국 항공기 엔진 수출을 제한하는 조치를 검토 중이다.
민간 항공기 부문에서 '기술 독립'을 추진하고 있는 중국의 포석을 사전에 꺾으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15일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최근 미국 제너럴일렉트릭(GE)과 프랑스 방산업체인 사프란의 합작사인 CFM이 중국 국영 기업인 코맥(COMAC)을 상대로 판매하려는 'LEAP-1C' 민항기 엔진의 수출신청을 불허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코맥은 지난 2007년부터 약 10조 원을 투자해 중국 기술 기반의 첫 대형 여객기인 'C919'(사진)를 개발 중이다. 이 중 항공기 엔진 부문을 CFM 제품으로 장착한다는 구상이다.

해당 제품은 기존에도 코맥의 프로토타입 항공기 제작을 위해 인계된 것으로,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갑작스럽게 수출 신청을 불허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는 게 현지 매체들의 보도다. WSJ는 이 같은 검토 조치가 미국 주요 제조업체에 엄청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중국의 제조업 굴기를 사전에 차단하기 위한 보호무역 조치의 일환이라고 평가했다.
기술탈취와 복제에 능한 중국이 CFM사로부터 인계된 항공 엔진을 통해 세계 제트엔진 시장에 조기 진입해 미국 제조기업들의 이익을 해칠 수 있다는 염려다.
CFM은 GE와 사프란이 50대 50으로 출자한 합작법인으로 전세계 1위 항공기 엔진 제조기업으로 알려져 있다.
앞서 미국 법무부는 지난 2018년 10월 자국의 주요 항공기술을 해킹한 혐의로 중국 정보장교 2명을 포함한 중국인 스파이 10명을 기소한 바 있다.
이들은 중국의 C919 프로젝트가 발표된 후인 2010년 1월~2015년 5월까지 미국과 프랑스의 우주항공 업체 13곳의 컴퓨터를 해킹해 항공기 부품인 터보팬 엔진 계획과 지식재산권 등을 탈취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 중 해커로 분류된 인사들은 중국국가안전부(MSS) 산하기관 장쑤성국가안전부(JSSD) 소속으로 파악됐다고 미 법무부는 밝혔다.
이어 지난해 4월에는 GE에서 산업 스파이 활동을 한 혐의로 GE 전 연구원 샤오칭 정과 중국인 사업가 자오시 장 등 중국인 2명을 추가로 기소했다. 이들은 뉴욕주에 있는 GE 파워앤워터에서 일할 당시 엔진 디자인 등 엔진 관련 정보들이 담겨 있는 전파 파일을 훔친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존 디머스 법무부 차관보는 "GE 사건은 미국 기업의 지적 재산권을 빼앗아 중국 공장에서 제품을 복제하는 중국의 전략을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다"고 밝혔다.
중국이 개발 중인 'C919 민항기는 개발 완료 후 글로벌 항공기 시장에서 보잉의 737, 유럽 에어버스의 A320 기종과 경쟁을 예고하고 있다.
문제는 기체 시스템 중 외형만 중국 기술이 적용되고 전자시스템(미국 허니웰), 연료시스템(미국 파커 에어로스페이스), 엔진(미·프랑스 합작 CFM), 항공 기록장치(미국 GE) 등 핵심 기술 영역에서 미국 기업의 기술력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에 따라 트럼프 행정부는 각 시스템 부문별로 대중국 수출이 이뤄질 것으로 보이는 자국 기업들을 상대로 중국 스파이 행위를 집중 조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재철 기자 / 고보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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