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깜짝 배당` 코리안리…주주친화 행보 빛볼까
입력 2020-02-14 17:39  | 수정 2020-02-14 19:56
원종규 사장
한국 유일의 재보험사 코리안리가 시장 기대를 뛰어넘는 배당금을 책정하며 기대를 모으고 있다.
14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코리안리는 지난해 기말 배당금으로 주당 500원을 책정했다고 최근 공시했다. 2018년 코리안리가 책정한 배당금은 주당 275원이었는데, 불과 1년 사이 81.8% 증액했다. 코리안리 배당 수익률은 2018년 3.2%였는데, 지난해 5.3%까지 상승했다. 이번에 코리안리가 책정한 배당은 시장 예상을 뛰어넘는 수치다. 증권사 두 곳이 예상한 코리안리 주당 배당금은 평균 475원이었다.
이는 최근 들어 코리안리가 강력하게 주주친화 정책을 추진하는 것과 맥을 같이한다. 지난해 12월 코리안리는 2008년 이후 처음으로 자사주 매입 카드를 꺼냈다. 코리안리 보통주 250만주를 오는 3월까지 매입하는 것으로 전체 지분 중 2.1%에 달한다. 이런 가운데 코리안리는 자사주 매입을 발표한 지 불과 두 달 만에 배당 확대를 발표했다. 코리안리는 2014년 배당성향이 22.0%에 그쳤는데, 최근 들어 30% 이상 유지하고 있다. 이를 반영해 코리안리 주가는 최근 3개월 사이 4.3% 상승했다.
김도하 케이프투자증권 연구원은 "코리안리는 그동안 뚜렷한 주주환원 정책을 제시한 적이 없었다"며 "앞으로 높은 배당성향을 유지할 것으로 보이며 실적 안정성 또한 좋아져 향후 긍정적 흐름을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코리안리 실적 또한 안정적 흐름을 보이고 있다. 코리안리는 지난해 연결기준 당기순이익이 1888억원으로 전년 대비 83.4% 늘었다고 최근 공시했다. 이는 사상 최대 실적이다. 지난해 연간 매출 또한 전년 대비 6.5% 증가한 8조515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국내 손해보험 업계가 최악의 시기를 보내는 것과 대조를 이룬다. 국내 손해보험사는 실손보험과 자동차보험 등의 손해율이 높아지며 실적 악화에 시달리고 있지만, 코리안리는 해외 시장을 적극적으로 개척하며 맞서고 있다. 지난해 코리안리가 해외 시장에서 거둔 영업이익은 4년 만에 마이너스에서 탈출했다.
이남석 KB증권 연구원은 보고서에서 "계절적으로 4분기가 실적이 부진한 시기였는데, 실적이 기대를 훌쩍 뛰어넘었다"면서 "재보험 요율은 올해 지속적으로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다만 코리안리는 저금리가 지속되면서 영업 환경이 악화되고 있는 것은 한계다. 실제로 코리안리 주가순자산비율(PBR)은 0.4배에 그친다.
지난해 해외 시장 개척으로 다소 반등했지만, 2018년 말 기준으로 코리안리 자기자본이익률(ROE)은 4.7%에 그친다. 이는 2015년 말 ROE가 9.7%였던 것을 감안하면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다.
김 연구원은 "코리안리의 가장 큰 위험 요소는 실적 변동성이 높다는 것"이라며 "보험영업의 변동성은 불가피하지만, 투자영업의 안정성을 높이며 전체 실적 변동을 줄인 것은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1963년 설립한 코리안리는 한국 재보험 시장을 독점하고 있다. 재보험은 시중 보험사가 소비자와 한 계약의 위험을 분산하기 위해 맺는 보험이다. 코리안리는 1969년 한국거래소에 상장했다. 최대주주는 고 원혁희 명예회장의 부인 장인순 여사로, 코리안리 지분 5.7%를 보유하고 있다. 2대 주주는 장 여사의 아들 원종규 사장으로 4.4%를 보유하고 있다.
[김규식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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